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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사고, 합동조사위 vs 한화 사고원인조사 놓고 충돌
-합조위, 4개월 간 현장감식 8회 및 채증물 감정 76건 등 실시
-한화, 추가검증 실시 요구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지난 8월 강원도 철원군 육군 모 부대에서 발생한 K-9자주포 사고 결과를 놓고 합동조사단과 제조업체가 충돌했다.

육군은 26일 오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주포에 탄 병력이 격발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음에도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조사위원회는 명확한 사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87개의 검증과제를 도출해 지난 4개월 간 조사를 했다”며 “현장감식 8회 전문 감정기관의 채증물 감정 76건, 임상신문 13회, 관련 실험 23회 등 과학적 수사기법을 적용해 조사하고 검증했다”고 말했다. 육군은 조사결과를 기초로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요 부품검사와 장약 보관지침, 사격 간 안전통제체계 보완 등에서 개선 조치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K-9 자주포 사고 희생자 빈소 [사진=연합뉴스]

합조위는 조사에서 “사격 시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부품에 대해 전문검사관을 편성하여 2회에 걸쳐 전량 기술검사 및 정비를 실시했다”며 “장약을 보관하는 방법 및 운용지침과 뇌관 사용지침, 사격 간 안전통제체계를 보완했다”고 말했다.

또 “승무원용 난연전투복 120벌을 이달 안에 우선 지급하여 내년 2월까지 부대시험 후 전군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라며 “주요 화기의 사격 절차 및 안전통제와 관련한 세미나, 교육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사격재개를 위해 “우선 조치하는 사항과 병행하여 사격전 장비별 성능발휘 정밀 검사를 거쳐 포병 안전사격 시범식 교육 후 단계적으로 사격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정비인력을 보강하고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정비부사관 인사관리 개선, 사용자 정비능력을 고려한 정비범위 재정립 등 정비인력 및 체계를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무원 안전성 및 전투효율성 향상을 위한 추가 조치로, 주요 부품의 수명 및 교환주기 등 품질개선과 병행해 블랙박스와 자동 소화장치 설치 등을 포함한 36개 과제를 내실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조업체인 한화 측은 이날 합조단의 발표결과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반박했다.

한화 측은 이날 자료를 통해 “이번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과정에 있어서, 수사기관과 제작업체, 전문기관들이 충분한 상호협의와 공감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화포제작에 가장 전문적인 식견과 기술을 보유했던 제작업체(한화지상방산, 현대위아)와 개발기관(ADD)이 조사위원회에 공식 참여하지 못하고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제작업체는 최초 언론발표 시에는 조사단에 포함되었으나, 초기조사 이후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이어 “육군이 조사를 마무리했지만, 지금까지도 업체는 공식 조사결과를 받아보지도 못했고 어떤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업체 입장에서 조사 결과가 합리적인지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동시에 육군이 선정한 민간조사위원들과 만나거나 전혀 의견교환을 할 수 없었고, 제작업체와 기품원 등이 조사단에 수차례 추가 검증시험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한화 측은 “자체적으로 국내외 유사사례 조사, 기계적 메커니즘 분석 및 검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든 원인들을 추적하고 있다”며 “사고원인으로 설득력 있는 부분을 발견해 군 합동조사단에 제의하고 추가 검증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18일 강원도 철원 소재 육군 모 부대 지포리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사격 사고로 인해 총 3명 군인이 사망하고 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sagamo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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