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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정적’ 나발니, 대선 출마 좌절
과거 유죄판결 이유 등록불허
나발니 대선 보이콧 선언
푸틴 4선 당선 기정사실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맞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에서 이렇다할 경쟁구도 없이 4선 도전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나발니의 유죄 판결 경력 등을 이유로 대선 후보 등록을 불허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니는 지난 2009년 키로프주(州) 정부 산하 기업의 자산 1600만 루블(당시 약 5억6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형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달초 연례 기자회견에서 나발니는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해 푸틴 대통령의 재임을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나발니는 5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지지자 그룹의 추대를 받아 출마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날 선관위 회의에서 선관위원 12명이 나발니 지지자 그룹의 등록에 반대했고 1명은 기권했다.

선관위는 “나발니에게 인정된 범죄는 판결 취소나 형집행 만기 후 10년간 선거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중죄에 해당한다”고 후보 등록을 불허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반발해 나발니는 대선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나발니는 “유럽인권재판소가 나에 대한 선고가 조작된 것임을 증명했다”며 러시아 법원의 유죄 판결을 근거로 한 선관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내년 대선이 “푸틴 대통령과 그가 개인적으로 선택한 후보자들의 무대”라고 꼬집으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대선을 보이콧하고 선거 결과도 인정하지 말 것을 호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질 도허티 전 CNN 모스크바 지국장은 “나발니가 대선 후보가 되지 못하더라도 선거에서 여전히 일정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젊은 러시아인 유권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도허티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명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이 푸틴의 대항마가 될 가능성은 부정적으로 점쳤다. 그는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반드시 소브착을 지지하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이미 시스템적으로 공고하게 조직돼 있다”며 푸틴의 4선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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