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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중주의+개혁보수=중도보수? 중도진보?…모호한 정체성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극중주의’와 ‘개혁보수’의 만남은 중도보수일까, 중도진보일까. 아니면 그냥 중도일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열차’가 본 궤도에 올라서면서 통합정당의 모호한 정치노선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극중주의’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개혁보수’를 각각 표방해왔다.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는 “진보를 배제한 통합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도에서 한 클릭 ‘좌’로 가느냐, ‘우’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양당간 통합 실무협의 과정에서 치열한 기싸움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탄생할 통합정당의 정체성을 놓고 중도보수통합과 중도통합, 중도개혁통합 등으로 생각이 엇갈리고 있다. 미묘한 차이로 보이지만 당의 정치노선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보통 예민한 사안이 아니다. 아직까지 통합정당의 정체성이 논의된 적이 없지만 각 당의 속내는 다르다.

[사진=연합뉴스]

합당을 이끌고 있는 국민의당은 진보와 보수, 중도 등의 ‘이념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정당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진보 세력의 개혁이라는 당 정체성과 최대 지지층인 호남 민심을 감안하면 중도에서 한 클릭 좌로 간 모양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우리 당은 진보에 베이스(근간)를 둔 개혁이고, 바른정당은 보수에 베이스를 둔 개혁”이라면서 “중도ㆍ개혁이라는 점이 같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조금 다르다. 유승민 대표 체제가 ‘중도보수대통합’을 내걸고 출범한 만큼 ‘보수’를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유승민 대표는 지난 20일 한 인터넷방송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와 자유한국당, 양 극단에 염증을 느끼는 건전한 ‘중도보수개혁’ 세력을 원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통합이면 적극 찬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는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가 이번 합당을 총력 저지하는 이유다. 통합 반대파인 유성엽 의원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통합의 방향이 잘못됐다. 유승민 대표, 정병국 의원의 발언을 보면 ‘중도보수대통합’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면서 “왜 진보를 배제하고 중도보수대통합을 해야 하느냐. 시대정신과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긴급 소방수로 나선 손학규 상임고문은 또다른 정치색을 주문했다. 손 상임고문은 전날(2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 통합은 결코 보수통합이 돼선 안된다”면서 “정치ㆍ사회적 적폐를 해소하고 좌우와 동서를 넘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내는 개혁적인 중도통합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를 배제한 ‘중도통합’을 주문한 것이다. 당내 통합 반대파를 끌어안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통합정당의 정체성은 양당 실무협의에서 넘어야할 최대 난관이 될 전망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민의당은 진보-보수를 규정짓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통합정당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통합 실무협의 과정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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