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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학자가 새로 쓰는 서양미학사
미학을 대학의 정식학과로 편제한 곳은 일본이다. 미학의 본고장인 독일보다 먼저다. 100여년전의 일이다.

오타베 다네히사 도쿄대 대학원 문학부 교수는 ‘서양미학사’(돌베개)를 통해 이런 전통과 엄격한 학문적 태도를 견지하며 예술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형성돼 왔는지 미학의 숲을 탐색해 나간다.


예술(arte)이라는 개념은 17세기까지만 해도 지금과 달랐다. 회화와 조각 등의 기예와 더불어 농업 기술 등의 함의를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지금은 당연시되는 독창성, 예술가, 예술작품, 창조 등 예술하면 떠오르는 개념도 17세기 이전에는 없었다. 근대미학사는 바로 이런 개념들이 하나, 둘 생겨나는 과정이다.

저자는 예술의 역사를 새로 쓰면서 통상적인 미학통사의 틀을 벗어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으로 시작해 고대, 중세, 현대의 연대순으로 기술되는 방식을 지양하고, 예술과 미학을 규정하는 주요 인식의 지점들을 중심으로 사상가의 관점을 해체해 미학사의 전체 맥락 속에서 보여준다.

가령 플라톤이 ‘국가’에서 예술을 폄하한 것과 별개로, 그의 사상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구상이 모던 디자인 및 개념 미술의 컨셉과 상통하고, 헤르더가 회화 위주의 시각 중심주의에 반발해 촉각의 미학을 제창한 것을 체코 현대 예술가 얀 슈반크마예르의 촉각주의적 예술세계와 겹쳐 보여주는 식이다.

저자는 종횡무진 탐색을 통해 서구의 미학 사상들이 시대를 뛰어넘고 사조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거는 현재에 영향을 주고 현재는 과거를 재편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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