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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합창교향곡’ 희망찬 새해를 부르다
“형제여, 영웅이 승리의 길을 달리듯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수백만 사람들이여, 서로 손을 마주 잡자. 우리의 포옹을 전 세계에 퍼뜨리자. 별에 저편에 사랑하는 신이 계신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중 4악장 ‘환희의 송가’의 가사다.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가 1785년에 지은 송가(頌歌) 형식의 시로, 모든 인류의 우애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다. 1824년 베토벤이 교향곡의 가사로 쓰면서 더욱 유명해졌으며, 인류애와 세계 평화, 환희, 희망의 뜻이 담겨 있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곡으로 안성맞춤이다.


‘합창’ 교향곡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음악으로 손꼽힌다. 클래식의 문외한이라도 TV나 영화, 광고 등을 통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멜로디가 담겨 있다. 9번 교향곡이 베토벤의 최대 역작이자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19~20세기 음악사에 미친 영향 덕분이다.

베토벤은 교향곡에서 최초로 ‘성악’과 ‘합창’을 사용하는 파격적 구성을 선보였는데, 바로 ‘환희의 송가’가 나오는 4악장에서다. 남녀 독창자 4명과 혼성합창이 웅장한 음악을 노래한다. 교향곡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포함된 것은 처음으로 훗날 브람스, 브루크너, 말러 등의 후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더욱이 ‘합창’은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잃은 뒤, 절망 속에서도 희망과 기쁨을 노래하겠노라 다짐하면서 만든 자기 고백적 교향곡으로도 유명하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음악적 성취를 이루고자 했던 천재 작곡가의 진정성은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지막 달인 12월 수많은 오케스트라에서 교향곡 9번을 무대 위에 올리고 있다. 1일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 ‘송년음악회’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합창 교향곡’이 연주된다. 19~20일에는 경기필하모닉이 지휘자 성시연의 마지막 무대로 ‘합창’을 선보였으며, 2006년부터 매해 송년 레퍼토리로 택해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시립교향악단도 21~22일 이 곡을 같은 극장에서 연주한다.

19일 전남대오케스트라가 19일 교내 대강당, 20일 마포문화재단이 마포아트센터, 21일 창원시립교향악단이 21일 경남문화예술회관, 22일 부산시립교향악단이 부산문회회관, 부천필하모닉이 부천시민회관, 27일 제주교향악단이 27일 제주아트센터, 29일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대구콘서트하우스 등에서 ‘합창’으로 배톤 터치를 이어간다.

마지막 날도 동일한 곡으로 채워진다. 롯데콘서트홀은 30~31일 송년·제야음악회, 예술의전당은 31일 제야음악회를 열어 2017년 정유년을 보내고 2018년 무술년을 맞이한다. 두 공연 모두 밤 9시 30분 공연을 시작해 새해 카운트다운까지 관객과 함께한다. ‘합창 교향곡’으로 한 해 동안 수고한 나를 격려하고,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반겨보는 건 어떨까.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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