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쳐나오고, 들어가려다 막히고…고성, 싸움으로 얼룩진 당사
- 김태흠 “홍준표 사당화, 우리당은 죽었다”
- 조강특위 구성, 친홍 일색…당협위원장 피바람 불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자유한국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당무감사 결과와 조직강화특위에 대한 반발이 터지고 있고, 밖으로는 대표의 대법원 선고가 남았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당 당사는 고성과 싸움으로 얼룩졌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22일 여의도에 있는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뛰쳐나왔다. “홍준표 사당화를 하려한다”며 “우리당은 죽었다”고 소리쳤다. 이유로는 “조직강화 특위”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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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려다 참석이 불허되자 홍문표 사무총장과 설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 최고위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홍문표 사무총장 하나만 넣고 다 민간인으로 채우려 한다”고 설명했다. 조직강화특위는 당협위원장을 결정하는 자리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은 통상 사무총장이 맡아왔다.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홍 사무총장을 위원으로 넣어 생색내고, 나머지는 자기 사람으로 채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한국당은 조강특위 위원장에 이용구 한국당 당무감사위원장을 임명했다. 위원으로는 홍문표 현 사무총장, 류석춘 혁신위원장, 정주택 윤리위원장, 황선혜 전 숙명여대 총장, 이인실 전 변리사회 이사를 세웠다.
조강특위가 비홍(비홍준표) 세력을 치기 시작하면, 당내 권력구조는 홍 대표 쪽으로 급속히 기운다. 당협위원장 자리를 빼앗기면 사실상 당 이름 걸고 정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공천권을 사용할 수도 없다. 그다음 총선에서도 당 후보로 나가지 못한다. 내 사람을 심을 기회도, 내가 나설 기회도 사라지는 셈이다. “나가서 정치하란 말과 비슷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무감사에 의해 당협위원장 자리를 빼앗긴 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도 이날 당사를 찾았다. 격앙된 표정으로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던 그는 한국당 관계자에 의해 저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홍문표 사무총장과는 말다툼을 벌였다. “들어갈 수 있다”는 류 최고위원과 “해당 행위자가 어딜 들어가느냐”는 홍 사무총장이 맞섰다. 고성이 수차례 흘러나왔다.
류 최고위원은 결국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정신없는 모습으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인기 캐릭터 인형을 들고 ‘외로워서 이 아이와 왔다’는 등, 두서없이 말을 이어가던 류 최고위원 발언의 골자는 ‘홍 대표 사당화 저지’였다. 그는 “의도적으로 참석 배제하고 진행된 회의는 당헌ㆍ당규에 반한 불법 회의다”며 “여기서 결정된 것은 모두 무효라고 선언한다”고 했다.
내부적으로 거센 반발에 부딪힌 홍준표 체제는 이날 오후 대법원 선고라는 외부변수도 지니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관련 재판 1ㆍ2심에서 유ㆍ무죄로 판단이 갈렸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나왔지만,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선고에서 1심 판단이 인정돼 파기환송되면 홍 대표 체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당헌ㆍ당규상 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류 최고위원은 “만약 12월22일 예정된 대법원 판결에서 파기환송이 된다면 현 상황에서 홍 대표는 즉시 당원권이 정지된다”며 “당연히 대표로서 더는 활동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월에 있었던 본인(홍 대표)의 ‘당원권정지’에 대한 ‘정지’ 결정기간을 ‘대법원 판결 시’가 아니라 ‘대법원 판결 확정 시’로 변경할 필요성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th5@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