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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를 유혹하는 전시
종이로 그려낸 마법부터
한국전쟁에서 피어난 기적까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짠’하고 선물을 안겨주는 산타가 없어도, 영화에서처럼 오랜 짝사랑과 이어지는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는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도 괜찮다. 종이로 펼쳐낸 예술가들의 상상력은 충분히 환상적이고, 한국전쟁 당시 포탄을 피해가며 그려낸 예수의 생애는 진정 ‘기적’이니까. 크리스마스에 꼭 찾아가야할 전시 2선을 모았다. 

순백의 종이를 다양한 기법으로 접어 대형 설치작품으로 만들었다. 물결치듯 일렁이는 이 작품은 고요한 새벽녁의 별 빛 처럼 어둠속에 반짝이며 종이의 우아한 면모를 드러낸다. 리차드 스위니, 고요한 새벽의 별 빛 [사진제공=대림미술관]
일본 기후현의 전통지를 사용해 만든 설치작품. 사계절의 변화와 기후현의 풍경에 영감을 받아 모빌처럼 설치됐다. 아틀리에 오이, 멈춰진 시간을 깨우는 바람 [사진제공=대림미술관]
캐비닛, 샹들리에, 책상, 꽃병 등 장식품과 오브제는 모두 종이로 제작됐다. 줄 와이벨, 익숙한 풍경에 숨은 놀라움 [사진제공=대림미술관]

종이로 그려낸 마법 ‘페이퍼 프레젠트’ = 흰 종이로 만든 모빌이 조명을 받자 다양한 백색을 뽐낸다. 작은 바람에 흔들리는 모빌은 빛을 받아 투명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벚꽃길을 아니 눈내린 정원을 산책하는 느낌이다. 스위스 디자인 그룹 ‘아틀리에 오이’의 ‘멈춰진 시간을 깨우는 바람’이다.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은 ‘페이퍼 프레젠트 : 너를 위한 선물’전을 개최한다. 전시엔 페이퍼아트로 이름난 외국 스타작가들의 작품이 총출동했다. 작은 조형물에서 대형 설치물까지 종이의 무한한 확장성에 놀라게 된다. 그렇다고 너무 공예적으로, 또 종이 물성에만 치우치지도 않는다. 오랜시간 인간과 함께해온 종이의 감성적 특성을 잘 짚어냈다. 1섹션부터 7섹션으로 걸어올라가며 동선에 따라 감상하는 재미도 상당하다. 섹션입구엔 인스타그램의 스타작가 ‘오밤 이정현’의 글귀가 기다리고 있다. 내년 5월 27일까지. 

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들은 마리아는 놀라지만 곧 순종하며 말씀을 받아들인다. 천사는 선녀로, 마리아는 물레로 실을 만들고 있다. 운보 김기창, 예수의 생애-수태고지 [사진제공=서울미술관]
아픈이들을 고치는 기적을 행하는 장면이다. 갓을 쓰고 두루마리를 입은 예수가 인상적이다. 운보 김기창, 예수의 생애-병자 고치다 [사진제공=서울미술관]

한국전쟁에서 피어난 기적 ‘불후의 명작’전=갓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예수, 마굿간이 아닌 외양간에서 탄생한 예수…운보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가 나왔다.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이 개관 5주년 기념전인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전 에서다. '예수의 생애'시리즈는 지난 4월 독일 국립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루터 효과’전에 아시아 대표작품으로 선정돼 7개월간 선보였던 작품이다. 전체 30점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예수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화된 예수를 살펴보는 재미도 상당하지만, 우리 전통가옥과 풍경이 빠르고 유연한 필치로 묘사돼 생생한 현장감이 드는 것도 인상적이다. 운보는 이 시리즈를 한국전쟁중 불과 1년만에 완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시장 끝에는 성서와 함께 묵상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돼 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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