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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술년 개는 수호, 용맹, 친숙의 대명사
사도세자가 개를 그토록 사랑한 이유 등
민속박물관, ’공존과 동행, 개‘ 특별전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개는 충직함과 친근함, 용맹함을 지닌 동물로, 지구상의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 가까운 존재이다. 그래서 선사시대 이래 현재까지 사람들은 개를 매우 중요한 존재로 여겨왔다.

억울하게 숨진 사도세자는 개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외로움을 잊게 하는 존재를 의미를 넘어 개는 그에게 자신을 지탱해준 정신적 지주였을지도 모른다.

개가 인간의 주변에 머물며 다양한 모습으로 동반가족 못지 않은, 그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은 사도세자의 작품으로 알려진 ‘견도(犬圖)’에서 잘 나타난다. ‘경직도(耕織圖)’와 ‘평생도(平生圖)’ 등 풍속화에도 묘사돼 있다.

나의 외로움을 공유하는 개. 사도세자가 그린 ’견도‘

개는 사람에게 사랑을 주고 받는 존재라는 점을 넘는다. 사랑이 깊어서일까. 개는 전통적으로는 땅을 지키는 십이지신 중 하나인 신장(神將)으로 꼽힌다. 악귀를 쫓고 공간을 지키는 길상(吉相)의 존재로 신성시됐다.

한해를 갈무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을때 그리는 세화와 부적에 개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는 방위상 서북서 향을 지키는 신으로 여겨졌다. 오후 7시에서 9시를 담당하는 개의 신격(神格)은 ‘앙부일구(仰釜日晷)’, ‘청동제 십이지추(十二支神錘)‘, ‘윤도(輪圖)’, ‘당삼목구(唐三目狗)’, ‘개 부적’ 등에서 잘 나타났다.

십이지신도 개(술)신 초두라대장

개와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고대 휴대용 장난감 중의 하나였다. 둘이 사냥하는 모습의 토우 장식이 달린 삼국시대 ‘굽다리 접시’와 ’호렵도(虎獵圖)‘에 개는 충성심과 용맹함을 갖춘 사람의 친구로 등장한다.

요즘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군견’, ‘인명구조견’ 등으로 우리와 소통한다. 기능상 이렇게 이름지어 부르지만, 시각장애인과 구조된 사람 입장에서는 구세주와 비슷한 존재이다.

현대인이 개에게서 얻는 공감과 위로의 감정을 표현한 정우재의‘Gleaming-Beyondsight’, ‘가족’으로서의 개를 조명한 윤정미의 ‘길수와 철수, 해방촌’ 등을 보고 있노라면, 집에서 나를 기다릴 우리의 개 ‘땡칠이’, ‘칠득이’, ‘메리’, ‘토리’가 와락 보고싶어질 것이다. 개에 대한 사랑이 더 커져, 반려견에 대한 개감동, 개사랑을 느낄 것이다.

나를 지켜주는 개. 정우재의 작품 ’Gleaming Beyondsight‘
나의 동반자인 개, 윤정미의 작품 ’길수와 철수, 해방촌‘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590만이며, 반려동물의 82.5%가 ‘개’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수천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변함없는 개의 우정이 국가기관의 특별전시로 국민에게 새삼 조명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맞아 오는 22일부터 2018년 2월 25일까지 무술년 개띠 해 특별전 ’공존과 동행, 개‘를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Ⅱ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도세자의 견도 등 다양한 개작품과 영상 등 70여 점의 희귀자료를 소개한다.

전문가들의 학술 강연도 이어진다. ‘개의 이해와 행동 교정’, ‘인간과 개, 공존의 오랜 역사 : 반려와 공포’, ‘우리나라의 개 그림’, ‘충직, 용맹, 영리, 비천(卑賤)의 개’ 등을 주제로 한다. 오래도록 연구과 민속학 정책 관리를 해온 천진기 민속박물관장도 주제발표에 나선다.

몇 해 전 “브라우니, 물어~!”라는 유행어가 개그콘서트 코너에서 인기를 끌면서 사람도 아닌 개 인형이 ’아이돌(우상)‘도 급부상한 적이 있다. 중화권 최고 배우 조차 브라우니에 열광했다. 지고지순한 개의 인간 사랑은 인류 멸망때 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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