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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자 ‘…49페이지’ 김기창 ‘만종’… 근현대거장 7인 ‘불후의 명작’전
한국 근현대회화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미술관은 개관 5주년을 기념해 김기창,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유영국, 이중섭, 천경자 등 7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전을 개최한다. 서울미술관의 주옥과 같은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 김환기 ‘산’(1958), 김기창 ‘만종’(1967)이 서울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안병광 서울미술관 회장은 “천경자 화백이 49세 때, 두 번의 결혼 실패 후 떠난 아프리카 여행에서 그린 그림이다. 코끼리 위에 올라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여인이 천 화백 자신이 아니었을까 싶다. 모든걸 내려놓고 자연의 뜻에 따르겠다는 화백의 절절한 마음이 읽힌다”고 설명했다. 푸른 전면점화로 유명한 김환기의 반구상 작품인 ‘산’도 나왔다. 바위가 험준하게 솟은 산은 여느 산 그림과 달리 무척이나 남성적이고 힘이 넘친다. 말레의 ‘만종’을 한국적으로 해석한 김기창 화백의 만종도 눈길을 떼기 어렵다.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종이에 채색, 130×162cm.
[제공=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의 상징과도 같은 이중섭 화백의 ‘소’도 나왔다. ‘황소’, ‘피 흘리는 소’, ‘싸우는 소’ 등 세마리 황소가 전면에 등장한다. 2010년 황소를 소장하게 된 일화는 유명하다. 서울옥션에 출품되자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넘기고 ‘황소’와 차액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낙찰받은 것. 안 회장은 “주변에서 두 배 줄테니 다시 팔라 이런 이야기가 여전히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전에는 재판매 할 의향이 전혀 없다”며 “컬렉터 멘토인 간송 전형필선생의 뚝심처럼 대한민국 미술의 자존심을 지킬것”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유영국 탄생 100주년’전에도 나왔던 유영국의 ‘산’(1989), 1953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선 수상작인 박수근의 ‘우물가(집)’, 도상봉의 ‘정물’ 등 나온 작품 하나하나가 걸작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운보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다. 지난 4월 독일 국립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루터 효과’전에 아시아 대표작품으로 선정돼 7개월간 선보였던 작품이 귀국했다. 전체 30점으로 구성된 ‘예수의 생애’ 시리즈는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운보는 이 시리즈를 한국전쟁중에 불과 1년만에 완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갓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예수를 비롯, 한국 전통가옥이 빠르고 유연한 필치로 묘사돼 생생한 현장감이 든다. 안 회장은 “흑인 예수가 나온것도 불과 이십년이 채 되지 않는다. 갓을 쓴 동양인 예수는 그보다 빠른 70년 먼저 나왔다”며 “한국 기독교가 토착화된, 한국적 성화로서 가치도 높지만 빠른 운필과 뛰어난 구성력 등 운보의 회화적 성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 미술사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말했다. 전시는 내년 6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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