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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연합훈련 4월로 연기…中 제안 ‘쌍중단’ 수용 수순?
평창올림픽 평화 분위기 조성
北 추가도발땐 원위치 애매해

내년 2월초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통상 매년 2월말~3월초 실시하는 한미 연합 키리졸브(key Resolve)훈련과 독수리 훈련을 4월 말로 연기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북핵 해법으로 주장해 온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ㆍ미연합훈련 중단)을 사실상 수용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ㆍ미는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3월 9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는 패럴림픽 기간을 고려해 키리졸브와 독수리(Foal Eagle) 훈련을 4월말로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북한의 도발 등 추가 변수에 따라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현재 연합훈련을 4월 말로 연기한다는 것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북한 신년사에 담긴 메시지 등을 고려할 예정”이라며 “북핵위기 국면이 완화될 경우 조건부로 연기하는 방식으로 한미 간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2월초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통상 매년 2월말~3월초 실시하는 한미 연합 키리졸브(key Resolve)훈련과 독수리 훈련을 4월 말로 연기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7일 오후 키리졸브(KR)ㆍ독수리(FE) 연합훈련에서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F-16 전투기가 작전을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이 훈련에서 양국 군은 유사시 북한 최고 수뇌부와 핵ㆍ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배양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같은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창올림픽과 맞물려 북한과 미국 사이에 대화 국면이 펼쳐질 경우,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 수용으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당초 북한의 미사일도발과 한ㆍ미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을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으나 한미가 모두 이를 거부해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지난 13일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 직후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생각과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며 “중국은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과 쌍중단을 제안해 양측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들은 키리졸브 훈련 연기와 동시에 대화국면 전환을 위한 최대 관건은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과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라고 진단했다. 한 군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을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개최하기 위해 한미가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 아니다”라며 “연기가 확정된 후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연기된 훈련을 다시 앞당기기도 애매한 모양새가 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먼저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할 경우,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유도할 카드가 사라질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후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 발사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훈련연기 여부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송영무 장관은 키리졸브 훈련 연기를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공개, 비공개 그런 것은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도발, 시진핑 주석의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합훈련 연기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주 기자/sagamo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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