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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 오늘 다른 트럼프 정부…역할분담 연장선? 혼선 노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언급해 시선을 끌었지만, 백악관은 이튿날 바로 “북한의 행동 변화 없이 어떤 변화도 없다”며 강경론을 재확인했다. 국무부와 백악관이 하루만에 대북 대화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백악관과 국무부의 엇박자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 두 세 개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하자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리틀 로켓맨(김정은)’과 협상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핵 협상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이견이 반복되자 트럼프 행정부의 혼선 노출이라는 지적과 함께, 백악관과 국무부가 대북 대화와 압박을 두고 다른 역할을 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통화에서 “국무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꾸준히 북한과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왔다”며 “백악관으로서는 북한이 핵 무력 선언 이후 굉장히 약하게 대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더 분명하게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라는 압박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국무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고, 틸러슨 장관에 대한 내년 초 경질설이 파다하기에 그가 ‘마지막 모험’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보낸 대화 초대장이 ‘발신 취소’된 셈이기 때문에 북한도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틸러슨 방관의 발언 직후 외신들은 “공을 받아든 북한의 입장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 바 있다. 이날 오전까지 틸러슨 장관 발언에 대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한편 최근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은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보고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북한이 최근 잇따라 중국과 러시아, 유엔 고위급 인사를 초청해 대화 국면 전환의 가능성을 살피고 있음에도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이다. 북한은 대화의 조건으로 핵 보유국 인정을, 미국은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대화 프레임’ 힘싸움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김정은 정권은 내년 신년사 발표까지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며 물밑 탐색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고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최근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기 때문에 직후에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하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며 “한동안 분위기를 본 뒤 신년사에서 남북 대화 쪽으로 포커싱해 한미 동맹을 흔들거나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등 외교적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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