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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사무차장 방북 美·中 온도차
美 “미국정부 위한 방문 아니다”
中 “북핵해결 건설적 역할 환영”


유엔 최고위급 인사가 5일부터 나흘간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정세 관련 주요국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미국 정부를 위한 방북이 아니다”며 선을 긋고 대북압박에 무게를 실은 반면, 한국과 중국은 “유엔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국면 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5일 평양에 도착해 나흘간 머문다. 그는 방북 기간 리용호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날 예정이다. 그의 방북은 북한이 지난 9월 유엔 총회 기간 초청 의사를 밝히면서 논의됐지만 확실히 ‘방북 허가’를 내준 것은 지난달 30일이다.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다음 날이다.


북한의 유엔 초청 의도와 유엔의 역할에 대해 주요국의 시각에서 온도차가 감지된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 소식이 전해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펠트먼 사무차장이 어떤 종류든 미국 정부로부터 대북 메시지를 갖고 간 것은 아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못 박았다. 그는 “펠트먼 사무차장이 미국 정부를 위해 방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선을 긋는 것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펠트먼 사무차장이 미국과 북한 간 중재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긴 탓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유엔을 매개로 국제사회에 대화 가능성 메시지를 내보내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ㆍ압박 기조를 균열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75일만에 도발을 재개하자 대북 원유 공급 차단과 해상 봉쇄 등 초강력 제재를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환영할 경우 북한에 대화나 협상을 제안하는 것으로 오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에 대해 뚜렷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5일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중단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가 전달돼 북한이 의미있는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유엔이 북핵문제의 적절한 해결을 추진하는 데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펠트먼 사무차장이 중국에 머무는 동안 리바오둥(李保東) 외교부 부부장 등과 회담하고 유엔 사무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유엔 주재 중국대사를 지낸 리 부부장 등은 펠트먼 사무차장이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을 타기 전 직접 만나 자국의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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