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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흥도에서 4분…‘매뉴얼’의 함정

  • 기사입력 2017-12-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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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3일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 남서방 1.6㎞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와 급유선의 충돌사고 소식을 듣고 불안이 엄습했다. 살릴 수 있었던 사람들을 이번에도 떠나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큰 좌절은 오락가락하는 인천 해양경찰의 태도였다.

인천 해경은 지난 4일 오후 4차 브리핑 통해 영흥파출소와 평택 및 인천해경 구조대의 출동 지연 논란에 대해 ‘구형 보트라 야간 항해 레이더가 없어서’, ‘신형 선박이 수리 중이어서’라며 문제없다는 해명만 당당히 내놨다.

야간 레이더가 없어 출동할 수 없었다면 새벽에 발생하는 사고는 앞으로도 대응할 수 없다는 말인가, 신형 선박을 수리하는 동안은 출동할 보트가 없어도 된다는 것일까.

해경은 또한 사건 접수시간을 오전 6시 5분이 아닌, 4분 뒤인 ‘통합신고시스템’ 신고시간으로 발표했다. 해경은 “영흥대교의 정확한 위치를 밝히며 정식접수한 시간”이었다며 ‘정식’ 사건접수 시점은 통합신고시스템을 통해서 신고된 시점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식 접수’ 시점을 왜 그때로 발표했는지 집요하게 따져 물었다. VTS 교신을 통해 “명진호 선장이 6시 5분에 VTS를 통해 두 명이 빠졌고 구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면 사건 접수시간은 그시간이 맞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해경은 언론의 추궁에 뒤늦게 사건접수 시간을 정정했지만, ‘신고 접수 시점’을 6시 9분으로 발표한 점은 사소하지 않은 문제다. 해경 입장에서는 억울할 지 모르나, 그 4분을 간과할 수 없는건 경찰의 안일함으로 구하지 못한 희생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오원춘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피해자는 “지동초 지나서 못골놀이터”라며 신고했지만 경찰이 “장소가 안 나와서”라는 이유로 늑장 대응해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정식 신고’와 그렇지 않은 신고를 구분하는 경찰의 안일함에 분개하는 이유다.

통합신고시스템도 마찬가지다. 피해를 줄이려고 만든 시스템이지, ‘정식’ 신고로 인정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처럼 작동해선 안 된다. 참사 발생 후엔 의례적으로 신설하는 매뉴얼이니 통합시스템보다 중요한 건 ‘이 전화 한 통에 한 사람의 생사가 달려있다’는 절실함과 ‘반드시 구하겠다’는 진심일지 모른다.

매뉴얼과 시스템은 왜 존재하는가. 한 사람을 구해야한다는 절실함보다 절차와 형식이 더 중요한가.

기온이 뚝 떨어진 4일 오후 명진호 감식 현장에서 맞은 바닷바람은 유난하게도 매서웠다. 기자가 옷깃을 세우고 소매를 잡아당기며 유난을 떠는 동안, 유가족들은 그저 황망한 표정으로 칼바람을 맞고 있었다. 그들은 유가족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사회섹션 사회팀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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