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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도발 휴식기에 ‘쌍중단’ 띄우는 중ㆍ러
-러 외무차관 “北 도발 멈췄는데 한미훈련은 왜 그대로냐”
-中 “담판 하루빨리 재가동 해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70일 이상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하자 중국과 러시아가 쌍중단(雙中斷ㆍ북한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중단)-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국면짜기에 나섰다. 중국과 러시아 외교당국자들은 연일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한 사실을 강조하며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일정으로 방미,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회동한다. 이 본부장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 측이 강조하고 있는 강조하는 쌍중단(雙中斷ㆍ북한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중단)-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미국 측이 주장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핵폐기(CVID) 원칙 등 다양한 북핵해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발을 중단하고 있는 북한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27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이 본부장은 전날 러시아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양자 협의를 가졌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러시아 내에서도 대표적인 ‘쌍중단론자’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먼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27일 방한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나왔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발다이클럽 주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발다이클럽 아시아지역 콘퍼런스’ 중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75일 간 추가 핵ㆍ미사일 도발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 “쌍중단 개념 안에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달에도 한국과 미국이 연합훈련을 했다며 “북한이 두 달째 침묵하고 있는데도 미국은 정기 훈련 규모를 줄이기는켜녕 기습훈련을 계획하고 있다며”며 “이는 북한의 침묵에 대한 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과 동맹국들의 연합 군사훈련 모두 본질적으로 부정적이라고 본다”며 “최소한 미국과 동맹들이 한반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기 훈련 규모 정도는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 “제재ㆍ압박으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대화 재개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한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고 그럴 의향이 있음을 거듭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북핵협상 조기 재개론을 띄우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4일 프랑스와의 외교장관회담 기자회견에서 3가지 북핵 해법을 제시하면서 “첫째는 적극적으로 회담에 복귀하는 것”이라면서 “각국이 정세 안정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대화로 소통하고 하루 빨리 담판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의 북한과 일단 만나 대화함으로써 최소한 ‘강대강’의 대치 국면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막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같은 제안은 북핵문제의 궁극적 해결보다는 당장의 한반도 긴장국면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특사 자격으로 17∼20일 방북했다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자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내 추가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70일 이상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휴지기에 대해 미국은 ‘북한이 도발중단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나설 뜻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재개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의 쌍중단은 사실 ‘쌍잠정’을 얘기한다”며 “북한이 도발을 유예하고 한미도 연합훈련을 유예함으로써 신뢰를 쌓는 기간을 두자는 제안인데, 상호 불신이 깊은 상황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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