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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테러 빌미 삼아…사우디 왕세자, 군사동맹 강화 선언
-최근 이집트 테러 등에 대응 성격
-대척관계 이란 견제 의도도
-“중동지역 분열 더욱 심화시킬 것”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 테러 근절을 위해 군사동맹 강화를 선언했다. 대 테러 명분 뿐 아니라 대척점에 있는 이란에 대한 세 과시 측면도 읽히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26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대테러군사동맹(IMCTC) 회의에서 “오늘날 우리는 세계 많은 국가들, 특히 이슬람 국가들에서 테러리즘의 패배를 목격하고 있다”며 “지구상에서 테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활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극단주의 테러리즘의 가장 큰 위험은 우리가 사랑하는 종교의 명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를 허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진제공=AP]

특히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회의에서 “(동맹국간)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신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맹국들은 테러 방지 프로그램 및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 및 보급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MCTC는 2015년 12월 당시 국방장관이던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해 결성됐다. 이집트, 바레인, 쿠웨이트 등 전통적인 수니파 우방을 비롯해 모로코, 수단, 세네갈 등 아프리카 이슬람국, 중동 주요국 터키 등 41개 국이 속해있다. 시아파 다수인 이란, 이라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반테러 동맹 강화 결의는 최근 이집트에서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테러가 발생해 300명 이상 사망한 데 따른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 사건이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테러리즘의 위험성을 거듭 강하게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중동 지역 패권을 두고 이란과 긴장이 커지면서 견제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중동 지역의 각종 분쟁에 개입하며 헤게모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중동 지역 내전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성격으로 비화됐다. 6년째 이어져온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사우디는 국제동맹군을 꾸려 맞서고 있다. 양국이 개입한 예맨 내전은 3년째 접어들면서 1만 명 이상 사망자를 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과 사우디가 레바논에서도 대치 상황에 휘말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사우디 주도 군사동맹이 중동지역 분열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타니 장관은 지난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반 테러 컨퍼런스에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더이상의 분열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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