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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와 진보 분류에 매몰되지 않겠다”…이진성 헌재소장 인사청문회
-재판관으로 가장 잘 한 결정 ‘朴 전 대통령 탄핵’ 꼽아
-사형제 폐지, 국가보안법 수정 필요성 등 소신 밝혀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보수와 진보의 분류에 매몰되지 않고 사고의 폭이 넓은 재판관이 되자고 다짐해 왔다.”

이진성(61·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종삼 시인의 작품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싯구를 인용하며 “누가 정의가 뭐냐고 물어도 잘 모른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생각에 생각을 더해 제 모자람을 줄이고 이 땅에 정의가 더욱 뿌리내리도록 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성 헌법재판관이 소장으로 지명된 지난달 27일 퇴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청문회를 마친 뒤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면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헌법재판관 임명 때 한차례 청문회를 거친 이 후보자가 병역이나 재산보유 현황에 큰 문제가 없는 만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2년 8개월 동안 해군에서 법무관으로 복무했고, 장남은 육군 중위, 차남은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후보자와 배우자의 재산으로는 총 10억 3924만 원을 신고했다. 이 후보자가 취임하면 지난 1월 31일 박한철(64·13기) 전 소장이 퇴임한 후 장기간 이어진 헌재소장 공백 사태도 8개월여 만에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자의 임기가 9개월에 불과한 데 따른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9월 19일 퇴임하는 이 후보자는 자신의 소장 임기를 재판관 퇴임시점으로 못박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후보자가 퇴임한 후 헌재소장을 한 번 더 지명할 수 있게 된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재판관 재직 시절 가장 잘한 결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꼽았다. 그는 “국가 최고 지도자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남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보충의견이 채택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탄핵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비중있게 심리했다. 선고 당일에도 보충의견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져버린 점이 맞다고 결정문에 기재했다.

이 후보자는 사형제 폐지에 대해서도 “오판에 의할 경우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며 감형이 없는 종신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가보안법에 관해서는 “폐지를 논의하기보다 우선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남·오용의 여지가 있는 조항을 우선 삭제·수정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수호를 위해 꼭 필요한 때에만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중도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경기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3년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차장, 서울중앙지법원장, 광주고등법원장을 거쳐 지난 2012년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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