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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장 뚫린 바이오주, 장밋빛 미래일까? 거품일까?
-바이오기업들 주가 연일 고공행진
-셀트리온 시총 26조, 네이버 제쳐
-신라젠ㆍ티슈진 등 코스닥 상위 차지
-분위기 따르기보단 옥석 가릴 혜안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증권시장에서 바이오주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끝없는 상승세에 천장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시가총액이 26조원대까지 치솟으며 시총 규모로 ‘네이버’와 ‘삼성물산’까지 제쳤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바이오가 꼽히며 앞으로도 바이오는 탄탄대로가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 IT버블 현상을 언급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분위기에 편승하지 말고 옥석을 가리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셀트리온 시가총액, 네이버도 제쳐=20일 종가 기준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26조5818억원에 이른다. 이는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전체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시장에 내놔도 8위에 해당한다. 코스피 순위 27조원의 ‘삼성생명’ 다음으로 이는 26조4031억원의 ‘네이버’보다 많은 액수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지난 해 22위에 해당했지만 1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셀트리온그룹 삼총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11조832억), 셀트리온제약(2조1871억)의 시가총액 합은 40조원에 이른다. 이는 28조원대인 롯데그룹보다 10조 이상 많은 액수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램시마, 허쥬마,트룩시마 등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 출시했고 미국, 유럽 등에서 처방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실적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그것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위 10위권에 바이오기업 6곳=바이오기업의 고공행진은 셀트리온만의 현상이 아니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6곳이 바이오기업이다. 1위 셀트리온,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3위는 8조4722억원의 ‘신라젠’이 차지하고 있다. 20일 6조5000억원대에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조원이나 늘어났다.

신라젠은 지난 해 12월 코스닥에 데뷔한 뒤 1년도 되지 않아 주가가 6배 이상 상승하며 코스닥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신라젠은 ‘펙사벡’이라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로 펙사벡은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임상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올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라젠은 현재 실적이 마이너스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현재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시장 제약사 1위인 한미약품의 6조4078억원보다 많다.

바이오기업인 ‘티슈진’은 3조6107억원의 시가총액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인 티슈진은 지난 7월 식약처로부터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한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한 바이오벤처다. 인보사가 지난 8일부터 첫 환자에게 투여가 시작되며 티슈진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며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4위 자리를 꿰찼다.

이 밖에 코스닥 상위권에 포진한 바이오기업으로는 ‘메디톡스’(2조6258억원), ‘바이로메드’(2조5977억원), ‘셀트리온제약’(2조1871억원), ‘코미팜’(2조1654억원), ‘휴젤’(2조677억원) 등이 있다.

▶“과열된 ‘바이오버블’” vs “성장세 계속될 것”=이런 바이오기업의 주가 상승 현상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긍정론이다.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속속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며 앞으로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기업들이 매출, 영업이익과 같은 실적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고 문재인케어 등으로 전문의약품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장기적으로 바이오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바이오주의 고공행진 현상을 2000년대 초 ‘IT버블’에 빗대 ‘바이오버블’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2000년 IT 산업 성장과 함께 정부의 IT 벤처 육성 정책이 쏟아지면서 IT 업종 코스닥 지수는 2800까지 올라갔지만 이내 버블이 꺼지면서 지수는 300선까지 내려 앉은 경험이 있다.

실제 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기업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측면이 있다. 바이오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을 보면 셀트리온이 150배, 티슈진은 200배이며 바이로메드는 4500배, 코미팜은 7800배에 이른다. 주가수익비율이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가시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지 않음에도 단기간에 이렇게 주가가 급등한 건 분명 거품이라고 볼 소지가 있다”며 “바이오 종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자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자칫 신약개발 등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코스닥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럴 때일수록 분위기에 휩쓸려 바이오산업에 뛰어들기보단 옥석을 가릴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곳 한 곳 바이오기업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모든 바이오기업이 성공할 수 없는 만큼 현재 각 기업들이 수행하고 있는 개발 과정이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 현재 기술력으로 앞으로의 진행은 어떻게 될지 자세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거품은 빠지고 진짜 기업만 살아남아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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