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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특사’ 쑹타오 방문에도…北 ‘찬바람’
-5년 전엔 비행장까지 나가 영접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쑹타오(宋濤) 공산당 연락부장이 평양을 찾았지만, 북한 측의 환대와 보도가 이전 특사 방문 때보다 냉랭한 것으로 보인다. 쑹 부장 방북에 쏠린 기대감을 거부하듯 북한은 오히려 관영 매체 등을 통해 핵 협상 등 국제사회와 대화 의지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쑹 부장은 지난 17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결과를 전하기 위해 평양을 찾았다. 쑹 부장의 방북이 결정되자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로 인해 강화된 국제사회의 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며 냉각된 북중 관계가 해빙될지 기대가 모였다. 또 미중 정상과 한중 정상이 각각 회담을 가진 직후여서 북핵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지난 2012년 리젠궈(李建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평양 공항에 도착하자 김성남 당시 북한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과 류훙차이(劉洪才) 북한 주재 중국대사 등이 비행장까지 나가 대표단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조선중앙TV/연합뉴스]

그러나 쑹 부장 일동을 맞이하는 북한 측의 태도에서 찬바람이 분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귀국 일정으로 알려진 쑹 부장이 이날 오전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했다고 알려진 것은 물론, 환영의 형식과 보도의 어조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읽힌다.

예를 들어 지난 17일 쑹 부장의 평양 공항 도착 모습을 보도한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리창근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등이 공항 내에서 쑹 부장을 영접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중국 제18차 당대회 설명을 위해 방북한 리젠궈(李建國) 당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영접할 땐 북한 측 관계자들이 비행장까지 나가 특사단을 맞이한 바 있다.

또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18일 쑹 부장을 위한 연회를 열었다는 사실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이 보도했다. 보도는 북한과 중국 측 참석자를 간단히 거명하고 “연설들이 있었다”고 짤막하게 밝힐 뿐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날 진행된 쑹 부장과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면담에서 한반도 정세가 두루 논의됐음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지만 대부분 쑹 부장의 방북 일정을 짤막한 단신으로 보도했다.

또 북한은 북핵 대화 국면 재개에 쏠린 기대감을 차단하듯 쑹 부장이 평양을 찾은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정세 논설을 통해 ’우리 공화국의 최고 이익과 인민의 안전과 관련되는 문제는 절대로 흥정탁(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없다”고 단언했고, 쑹 부장 방북 기간에도 대미 선전과 비판에 집중했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계속되면 미국과 협상할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 실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에 대해서도 “현실은 그런 것들과 거리가 멀다”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지난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왼쪽 두번째)이 17일 평양 공항에 도착해 북한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이 쑹 부장의 낮은 직급에 불만을 느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쑹 부장은 지난 2015년 방북한 류윈산(劉雲山) 당시 정치국 위원 겸 서기와 2012년 방북한 리젠궈 부위원장에 비해 직급이 낮은 당 중앙위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냉각된 북중 관계를 돌려놓기엔 무게감이 낮은 인사였다는 평가다.

한편에선 쑹 부장의 방북에 국제사회가 너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선즈화(沈志華) 중국 화둥사범대 교수를 인용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정치적 동맹의 기초는 와해댔고, 양쪽의 강한 신뢰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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