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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중기, 사상 최대 수출…원화강세에 환손실 ‘비상’
9월 中企 해외수출액 사상 첫 100억弗 돌파…사상 최대치 전망
4분기 원·달러 환율 45원 이상 하락…10곳 중 7社 환헤지 안해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중소기업 해외 수출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원화강세가 심화되면서 수출 중기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중기들이 지난 2008년 키코(KIKO·Knock In Knock Out) 사태 이후 환헤지 상품이나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있어 환율 급락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중기 해외 수출액 사상 첫 100억달러 돌파=2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9월 수출액은 101억8200만달러(잠정치, 관세청 수출통관기준)로, 지난 2010년 중기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월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73억3500만달러를 기록했던 중기 해외수출은 ▷2월 81억3300만달러 ▷3월93억4300만달러 ▷4월91억3800만달러 ▷5월 87억6800만달러 ▷6월 93억1600만달러 ▷7월 87억1400만달러 ▷8월 92억2200만달러로, 80억~90억달러에서 오르내리다가 9월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또 올해들어 9월까지 801억5100만달러(잠정치)의 누적 수출액을 기록했으며 4분기에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경우 지난 2014년 기록했던 연간 최대치 1032억9200만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월간 기준 중기 해외 수출이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광학렌즈, 의료용 기기 등 중소기업의 기술·품질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대기업 위주의 소수 품목 수출 집중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 1월 18.2%에서 9월 18.6%로 다소 높아졌다.

▶원화강세…원·달러환율 4분기들어 45원 이상 하락=그러나 이같은 중기 수출 호조에도 중기들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원화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100원대를 밑돌면서 4분기들어 45원 이상 하락하고 있다. 연초 1200원 초반대 원·달러환율을 감안하면 100원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구두개입 등 환율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관계당국도 최근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있어 원화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해외수출 실적 개선이 뚜렷했던 기업들은 조바심을 내고 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생산하는 A사 관계자는 “연초 환율을 감안해 1150원대 견적을 내 3분기 초에 납품을 했는데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당혹스럽다”며 “환율이 더 떨어지면 헛장사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의료용기기 제조업체 B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납품견적을 낼 때 원래 환율보다 약간 낮아 약간의 환차익을 냈지만 올해처럼 급격한 환율 변동이 생기면 환차익보다는 환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기 69% 환헤지 하지 않아…손실 불가피=무엇보다 중기들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화옵션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가 환율 폭등으로 줄도산했던 사례가 발생하면서 환헤지 상품 가입을 꺼리고 있다.

실제로 수출 중소기업 10개 가운데 7개 기업은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가 수출 중소기업 70개사를 상대로 전화·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개사 중 48개사(68.6%)는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또 환헤지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22개사(31.4%) 중 13개사만이 선물환, 환변동보험 등 금융권 환헤지 상품을 이용하고 있을 뿐 나머지 9개 사는 결제대금 조정, 결제외환 다변화 등으로 환헤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환 중기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수출 중기들이 키코사태 이후 정부와 관계기관의 독려에도 환헤지 상품에 가입을 꺼리고 있다”며 “납품 기준 환율에 따라 올해 수출 증가에도 원화강세로 인한 환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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