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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중기벤처 장관 자리 사용법
문재인 대통령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임명을 강행하기 위한 절차인 셈이다. 야당이 가만 있을리 없다. 자유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청와대가 끝내 밀어붙이면 예산안 처리와 연계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아무래도 한바탕 정국 요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련의 ‘홍종학 사태’를 지켜보기가 정말 답답하다. 현 정부들어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보고서를 둘러싼 대치가 벌써 몇 번째인가. 이런 저런 문제가 많았지만 이번 건은 최악이 아닌가 싶다. 쪼개기 증여의 적법성과 도덕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앞 뒤가 달라도 너무 다른 말과 행동은 지금껏 보지 못한 역대급이라 할만하다. 지도자로선 치명적 흠결이다.

여권의 ‘홍종학 구하기’는 더 볼썽사납다. 누가보더라도 홍 후보자의 언행불일치는 일반의 상식과 거리가 멀다.설령 임명이 되더라도 영이 서기 어렵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청문회 해명이 충분히 합리적”이라느니, “법적 문제는 없다”느니 하면서 감싸고 도니 하는 말이다.

이미 한 차례 중기벤처부 수장 후보자 낙마를 겪을 터라 더는 물러설 데가 없는 청와대의 절박한 사정은 모르는 바 아니다. 정부 출범 6개월이 넘도록 조각(組閣)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그렇게 절박했다면 애초에 더 신중하게 후보자를 물색했어야 했다.

정말 답답한 대목은 중소벤처부 장관 자리의 상징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리는 새 정부가 주도한 조직개편으로 탄생한 부처의 초대 장관이다. 게다가 1기 내각을 마무리하는 의미도 있다. 더욱이 중기벤처부는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부처다. 이런 자리라면 걸맞는 요건을 갖춘 인사를 천거했어야 마땅하다. 좁은 인재풀을 탓할 일이 아니다. 캠프와 코드와 더불어민주당(캠ㆍ코ㆍ더)에 인재풀을 한정하니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관점을 조금만 넓히면 적임자는 차고 넘친다. 잘만 활용하면 도랑치고 가재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얼마든지 거둘 수 있다. 가령 중소기업 정책에 정통한 관료 출신 야당 정치인을 기용했다고 치자. 우선 탕평 인사라는 점에 모든 국민이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협치의 명분도 살리고, 야당의 불만을 해소는 물론 원활한 국정운영 협력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앞선 인사 실패를 상당부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부처 장악과 정책 개발 및 집행 등 업무 효율면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인재를 불러 모아야 합니다. 건전한 판단과 신선한 사고, 심오한 경험과 과감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지도자를 찾았습니다. 이들은 무엇보다 미국은 하나라는 믿음을 나와 공유한 사람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차기 경제팀을 소개하며 이런 말을 했다. 오바마의 내각이 정파를 초월한 ‘드림팀’으로 불린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인선을 원점으로 돌리고, 지금이라도 이런 관점에서 다시 시작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2기 내각과 공공기관장 인선에라도 반영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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