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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비축광물 대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소방수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 속에서 각국은 자국의 산업구조적 특성을 고려하여 미래 신산업을 선정하고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구조 특성을 고려할 때 전기ㆍ자율차, 사물인터넷 가전, 로봇, 에너지 신산업, 차세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기반의 미래 신산업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신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더하여 첨단산업의 원료광물인 리튬, 코발트, 텅스텐 등 희유금속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희유금속은 광물자원 부존 및 생산이 일부 국가에서 편재되어 있어 수급동향, 정치적인 상황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거나 수급이 불안정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전기차 시장확대에 따라 관련 소재광물인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급등하였고 니켈도 최근 3년래 최고가를 경신중이다. 제조업에서 원료광물의 가격 상승은 원가상승으로 이어진다. 거의 대부분의 희유금속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가격상승은 경쟁력 확보에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더 큰 문제는 필요할 때 원료광물을 제때에 조달하지 못하면 크나큰 경영 리스크로 작용한다. 원료광물을 수출하는 국가에 따라 생산이 중단되거나 수송에 차질이 발생될 수 있다. 특히 희유금속의 경우 부존 및 생산이 편재되어 그런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원료광물을 제때에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제품생산 중단으로 고객신뢰 상실, 영업손실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다른 거래처와 고가의 거래를 할 수 밖에 없고, 우리가 기술개발을 통해 차세대 산업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더라도 필요한 원료광물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경쟁력을 잃게 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원료광물의 가격 상승은 장기계약을 통해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만 매장 또는 생산되는 희유금속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 이익에 따라 선적이 불가하거나 생산자 간 담합으로 생산중단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국내 수요업체들이 남미 등지에서 리튬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원료광물의 수급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희유금속을 비축하고 있다. 리튬, 코발트, 크롬, 텅스텐 등 국내 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희유금속을 조달청에서 11개 광종, 광물공사가 10광종을 비축하고 있다. 국가의 수급 위기상태가 발생하면 60일간 버틸 수 있는 분량을 목표로 10년 전부터 비축을 추진하고 있다.

광물공사는 올해로 목표 물량을 확보하고, 비축광물을 일시적 수급애로가 발생한 기업에 빌려주는 대여사업을 시작하였다. 민간이 수급 상황에 문제가 생기면 공사가 비축한 광물을 대여해주고 돌려받는 사업이다. 실례로 국내철강제조 원료를 납품하는 업체가 해외에서 공급받기로 한 페로티타늄의 선적이 지연되면서 납품차질을 겪을 위기에 놓였다. 때마침 광물공사가 비축한 동일한 품질의 페로티타늄을 대여해 주어 생산을 제때에 할 수 있었고, 무사히 납품을 완료한 바 있다.

비축광물의 대여사업이 국내 희유금속 광물수급 불안을 전적으로 해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업체들이 긴급히 필요할 때 비축광물의 대여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안정적인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해외 공급사를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방편은 될 수 있다. 이제 시작된 비축광물 대여 사업이 우리 기업들이 광물자원 수급시장에서 어깨를 펼 수 있는 든든한 소방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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