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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질주에 공매도 ‘쩔쩔’
-공매도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 ‘상승’
-공매도 잔고는 오히려 증가…‘숏 커버링’ 없어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코스닥 시장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기를 띠자 하락장에서 힘을 얻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적잖게 낭패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로엔, 서부T&D,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주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종목들에 공매도세가 몰렸으나, 떨어질 줄 모르는 주가에 공매도 투자의 손실 폭만 늘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줄어들지 않는 공매도 잔고는 주가 상승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4분기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누적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컸던 종목 상위 20개 가운데 이전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16개, 내린 종목은 4개였다. 특히 상승 종목 16개 가운데 11개는 주가 상승률이 두자릿수에 달했다. 공매도 시점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는 있으나, 이들 종목에 한해서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 ‘없는 것을 판다’라는 뜻의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후, 실제 가격이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의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공매도 당시보다 떨어지면 수익을 내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본다.


공매도 평균가(공매도 거래대금/공매도 거래량)와 최근 주가를 비교했을 때에도 공매도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19개 종목이 올랐다. 평균 상승률은 7.15%에 달했다. 이 기간 해당 종목에 공매도 기법으로 투자한 이들이 7.15% 규모만큼의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셈이다. 4분기가 시작된 이후 공매도 비중이 가장 컸던 종목은 로엔(22.3%)이었고, 서부T&D(11.54%), 와이지엔터테인먼트(11.43%), 셀트리온(9.95%), 에머슨퍼시픽(9.6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4분기가 시작된 이후 두자릿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서부T&D의 경우 최근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보다 21.80% 높아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 중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손실을 안겼다.

이같은 ‘공매도 낭패’는 지난 3분기 분위기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3분기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매도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절반이 넘는 13개 종목이 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 중 9개 종목의 주가 하락률은 두자릿 수에 달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이슈로 위축돼 있던 지난 3분기 증시에서 코스닥 지수는 0.7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이같은 약세장은 공매도 투자자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

다만 공매도세를 누른 4분기 증시 활황에도 불구, 공매도 잔고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매도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3분기 말과 비교해 공매도 잔고가 줄어든 종목은 6개에 불과하다. 주가 상승 국면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 폭을 줄이기 위해 공매도 청산(숏 커버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시장은 주도 종목인 바이오ㆍ헬스케어 기업들에 대한 고평가 논란과 증시 활황이 겹쳐 공매도 추이에 대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연말을 앞두고 빌렸던 주식을 되갚는 대차상환(리콜)이 늘어날 경우 공매도 투자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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