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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전설’ 이창호·창하오, 양국 대사 참여한 韓中 반상외교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
한중 원격 페어 바둑 대결

文대통령 “바둑진흥 뒷받침하겠다
“꼼수가 정수 이길 수 없음도 배워”


“바둑판에서 조화를 이룬 것처럼 한중관계에도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한다.”

한중 바둑의 전설과 외교관이 ‘반상 외교’로 서로의 우정을 확인했다.

‘돌부처’ 이창호<사진 왼쪽> 9단과 추궈홍 주한중국대사는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 신도시여울공원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 야외무대에서 바둑팀을 이뤘다.


상대는 이창호 9단의 영원한 라이벌 창하오 9단과 노영민 주중한국대사. 창하오9단-노영민 대사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대사공관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창호 9단-추궈홍 대사는 창하오 9단-노영민 대사와 원격으로 화상 페어 바둑 대결을 벌였다.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대회에서 맞수로 우정을 쌓은 한중 바둑의 전설이다.

노영민 대사와 추궈홍 대사는 바둑애호가다.

노영민 대사는 한국기원 아마 5단증을 받았고, 추궈홍 대사는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에서 모두 아마 5단증을 받았다. 모두 프로기사와 6점을 두고 대국할 정도의 기력을 자랑한다.

페어 바둑은 수를 두기 전에 파트너의 의중을 파악하고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는점이 특징이다. 호흡이 잘 맞는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페어 바둑에서는 이창호 9단-추궈홍 대사가 백을 잡았다. 수를 두는 순서는 노 대사, 추 대사, 창하오 9단, 이창호 9단 차례로 진행됐다.

대국 결과는 이창호 9단-추궈홍 대사가 262수 만에 백 반집 패를 당했다.

하지만 추 대사는 “모두가 이겼다”며 기뻐했다.

한국 바둑 규칙으로는 이창호 9단-추궈홍 대사가 반집 패를 당했지만, 중국 바둑 규칙을 적용하면 반집 승이 된다는 것이다.

이창호 9단-추궈홍 대사는 백을 잡았다. 한국에서는 덤으로 6집 반을 주는 반면, 중국에서는 우리식으로 7집 반을 덤으로 준다.

이에 따라 반집 승부에서는 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

추 대사는 대국 후 “중국 룰로는 우리가 이겼고, 한국 룰로는 중국에 있는 팀이이겼다”며 “우연히 모두가 이긴 아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총평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영상메시지를 통해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바둑은 세계 최고의 실력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여 왔다”며 “정부는 바둑 기사들이 혼신의 승부를 다하듯 바둑진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진흥 방안으로는 어린이·여성·장애인·노인을 위한 바둑교실 지원, 외국 유망주·지도자 초청 교육, 바둑지도자·전문기사 육성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나도 바둑을 아주 좋아한다”면서 “크게 보고 멀리 내다보고 전체를 봐야 한다는 것, 세력과 실리가 조화돼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꼼수가 정수를 이길 수 없다는 이치를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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