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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북제재로 北군부까지 타격”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브리핑

-석탄수출 감소 유입자금 줄어…주민에 ‘자력갱생’ 독려
-무시래기·고구마줄기 등 농산물 통한 외화벌이 관측도
-경제상황 갈수록 악화…조만간 ‘협상 테이블’ 나올수도


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군부를 포함한 경제 전반에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수행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우리 자체의 정보와 다른 소식통을 통해 파악한 바로는 유엔제재가 북한 경제 내부와 일부 북한 주민, 심지어 군부 일부에까지 어떤 압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신호들을 보고 있다”며 “이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최고위급 인사가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대북제재가 일부이기는 하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를 떠받히는 군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관련기사 3·4·5면

틸러슨 장관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면서 군부 내에서도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한 정권에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석탄 수출과 노동자 송출을 제한하면서 북한의 돈줄이 상당히 말랐을 것”이라며 “석탄 수출 등은 과거 군부가 관리했는데 석탄 수출이 줄어들면서 군부에 흘러가는 자금이 상당히 줄어들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틸러슨 장관은 “시 주석은 제재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었으며 즉각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그의 견해로도, 분명히 북한 정권은 스스로 제재의 완전한 영향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은 연이은 핵ㆍ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숨 가쁠 정도로 연이어 핵ㆍ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던 김 위원장은 최근 과수원과 신발공장, 화장품공장 등을 찾아가며 민생 챙기기 행보를 강화했고, 북한 외교관들은 국제무대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대북제재로 어린이와 여성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희생되고 있다면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들 역시 제재국면 속에서 국산 원료와 자재 이용, 지방공장 설비의 완전 가동, 경공업 공장 현대화 등을 촉구하며 ‘자력갱생, 간고분투’를 강조하고 있다.

외화수입원이었던 석탄ㆍ광물ㆍ섬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농민들을 압박해 무시래기와 말린 고구마줄기 같은 농산물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북제재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틸러슨 장관은 “유엔제재를 각국이 준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기다리면서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자”며 “북한의 재고가 소진되고 대안들이 봉쇄돼야하는 만큼 제재에는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군사옵션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우리는 군사적 대응을 준비할 것이지만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니다”며 “우리는 외교적 노력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벨기에 브뤠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외교적인 틀 내에 있다”며 “경제제재는 북한을 고립시키는 노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경제상황을 악화시켜 협상테이블로 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ㆍ유은수 기자/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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