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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APEC 정상외교 시동] 트럼프 ‘절제’ 끌어낸 文대통령, 시진핑엔 ‘경협’ 받아낸다
한중정상회담 관계회복 무대
한반도 긴장완화 해법 모색도

‘사람중심 지속성장’ 전략 소개
21개 회원국에 혁신방향 제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틀간의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전 베트남 다낭에 도착해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정상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올해로 25차를 맞는 APEC은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아ㆍ태 지역 최고의 경제분야 협의체로, 베트남 중부 항구도시인 다낭에서 10일부터 이틀간 개최된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다낭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베트남 첫 일정으로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 위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정상과 소그룹을 이뤄 역내 경제통합과 포용성장, APEC의 미래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문 대통령은 이어 APEC 21개 회원국 및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정상이 참석하는 비공식 대화와 갈라 만찬에 참석한다.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9일 보고르 대통령궁 가루다홀에서 열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에서 사진첩을 선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11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사람중심 지속성장’ 전략을 소개하며 APEC 차원의 포용성과 혁신증진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중국 주석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는 데 이어 베트남과도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다.

특히 문대통령은 APEC 정상외교를 통해 북한핵 문제의 국면 전환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세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탄탄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면, APEC 계기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무너진 양국의 신뢰를 회복할 계기다. 미국, 중국과의 국면 전환은 곧 최대 난제인 북핵 해법과도 연결된다. 취임 6개월 만에 반전 기로에 선 문 대통령이다.

새 정부가 출범 이후 지난 6개월간 가장 큰 난제는 역시나 ‘외교’였다. 북한이 가장 큰 변수였다. 정부 출범 나흘 뒤인 5월 14일부터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MB) ‘화성 12형’을 시험발사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는 말 그대로 ‘신고식’에 불과했다. 이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은 물론, 지난 9월엔 6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일주일 간격으로 도발을 휘몰아쳤다.

새 정부가 임기 초 야심차게 밝힌 ‘베를린 구상’은 그야말로 ‘구상’에 그쳤다. 군사당국회담, 이산가족 상봉,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등 내놓은 제안마다 족족 북한으로부터 무시 당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은 북한 역시 한국을 제쳐놓는다는 ‘코리아 패싱’으로 비화됐다.

미국도 난감한 상대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스트롱맨’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파괴”, “자살 로켓맨”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북한 못지않게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

한중 관계는 더 심각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후폭풍은 당장 막대한 경제 손실로 이어졌다.

최근엔 외교 상황이 사뭇 다르다. 북한은 50일이 넘도록 도발을 중단한 상태이고, 중국은 시 주석 집권체제를 재정비하며 자국 내 정치 변수를 마무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최초로 아시아 순방 길에 올랐다. 각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이젠 국면전환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는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그리고 방중 기간에도 거친 언사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강력 비판했지만 “우릴 시험하지 말라”며 “당신이 지은 범죄에도 불구하고 우린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전쟁까지 불사하려는 예전 발언보단 크게 절제된 발언 수위다. 방중정상회담에서도 강도높게 중국을 압박하리란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무역 불공정은 중국 탓이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둔이 대표적 예다.

이제 관건은 한중정상회담이다. 한미, 미중, 한중으로 이어지는 외교 ‘슈퍼위크’의 대미 격이다. 앞선 두 정상회담에서 조성된 우호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북핵 해법의 담판을 짓는 무대다.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 해법이 모색될 전망이다.

한중관계 회복의‘ 바로미터’가 될 경제 협력 정상화도 중요한 의제다. 연내 문 대통령의 방중과 시 주석의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도 추진되고 있어, 이번 다낭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급격한 회복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문 대통령은 10~11일 APEC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12일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에 돌입한다. 

김상수 기자/dl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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