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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낯섦(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민음사)=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오르한 파묵에게 이스탄불은 그의 정체성과작품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키워드다. 그는 이 유서깊은 도시가 변하는 과정에서 전통과 새로운 것이 충돌하면서 빚어내는 다양한 양상을 그려왔다. 아홉번째 소설 ‘내 마음의 낯섦’ 역시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탄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터키의 전통 음료를 파는 소년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이스탄불의 정치와 사회, 문화와 소시민의 삶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거리에서 판 돈을 한 푼도 빠짐없이 아버지에게 갖다주는 아들,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아내가 바뀌었는데도 화내지 않는 바보스런 메블루트는 돈이 있거나 없거나 늘 보자를 팔러 나간다,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묘비와 사이프러스 나무들을 보며 자신만의 상상을 하고 그리워하고 때로는 좋은 사람을 만나 기뻐한다.그는 왜 자신의 머릿 속에 끊임없이 낯선 생각이 드는지 궁금해한다. 작가는 출생과 죽음, 폭력과 사기, 이념과 문명 등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지혜로움이 무엇인지 순진한 한 소년의 눈으로 보여주려 한다.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로제 폴 드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책세상)=“철학자들이 걷는 걸 보면, 그들이 엉덩이를 흔들며 배회하는 걸 살피면 종종 그들이 철학하는 태도의 핵심을 발견하게 된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인 로제 풀 드루아는 걸음걸이 속에 생각의 단초가 들어 있다고 본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엠페도클레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그리스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사상가 27명의 철학을 두루 살피고 그 과정에서 걷기와 생각의 작동방식을 살펴 둘의 유사성을 찾아낸다. 생각과 걷기는 추락과 만회라는 과정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거의 넘어지다가 다시 일어나면서 존재하는 것이다. 철학은 걷기처럼 명백하다고 간주되던 사실들을 흔들면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런 흔들기는 바로 철학자들의 몫이었다. 루소는 고유한 즐거움과 개별적인 미학을 지닌, 그 자체로 완결되는 활동으로 산책을 꼽았고, 헤겔은 변증법을 통해 세상의 자율적 걷기를 논증해 보였다. 저자는 걷기 그 자체가 인간 존재 방식의 고유한 척도이며 인간의 생각을 키워온 생각법이라며,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걸어보라고 권한다.

미생물과의 공존(김혜성 지음, 파라사이언스)=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체세포는 대략 30조 개이고 인간 몸에 사는 미생물은 39개 조로 추정된다. 미생물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생명활동의 결정적 인자로 꼽히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 미생물이 가장 많은 곳은 대장, 그 다음이 입속이다. 책은 우리 몸 각 부위별로 어떤 미생물이 살고 있는지,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려준다. 미생물 사회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인간처럼 모여 살지만 서로를 보호하고 먹을 것을 나누고 신호를 주고 받으며 집단행동을 감행한다. 순한 녀석들이 우세하면 순한 미생물이 되고 말썽꾸러기들이 우세할 때에는 그런 미생물이 된다. 세균은 또한 먹을 것을 주고 받는 것처럼 유전자를 나누는 능력도 있다. 이런 능력은 항생제와 같은 치명적인 환경에서도 세균 공동체가 유지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먹을 것이나 정착할 곳을 두고 서로 끊임없이 경쟁을 벌이는 것도 미생물의 속성성이다. 다른 미생물을 죽이는 물질을 분비해서 상대를 제압하고 자신을 보호하는데, 세균을 잡아먹는 박테리오피지라 부르는 바이러스도 있다. 이들은 천연항생제다. 미생물의 특성을 이해하면 우리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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