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축소, 자산가격 부담 대출규제로 실질구매력 약화 중과세부담에 보유세 가능성 수도권 미분양ㆍ잔금미납 위험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정부의 8ㆍ2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2018년 부동산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의 연속이 될 전망이다. 금리와 대출, 세금, 물량 등 4대 변수가 모두 시장을 옥죄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금리 오르고=가장 큰 변화는 확대된 유동성이 축소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실질 금리는 2014년 1% 아래로 떨어진 뒤 줄곧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2016년 4분기 이후 주담대 명목 금리는 상승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대에 머물렀다. 이는 빚을 내 집을 사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고, 실제 2014년에 비해 2016년 자가주택 비중은 3.2%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주담대 금리는 최고 5%를 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출한도 줄고=박근혜 정부 당시 완화한 대출규제는 투자수요도 부추겼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집을 살 때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50%이상 끌어다 쓴 비중은 2014년 23.7%에서 2015년 31.8%, 2016년 30.0%로 증가했다. 전체 주택거래에서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비중도 2014년 6.7%에서 2016년 14%로 크게 늘었다. 대출 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 정부의 규제로 대출 받는 것조차 쉽지 않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지금까지 추세보다 1%포인트 낮은 8%이내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신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실시되면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진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출을 무리하게 끼고 집을 사는 건 ‘하우스푸어’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중과세 폭탄 장전=내년 4월 시행이 예고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의 상징이다.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는 보유세 문제도 감안해야 한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명지대 교수)은 “8ㆍ2대책은 5년간 나올 대책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라며 “시장은 서서히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입주홍수, 미분양 쏟아지나=세금과 금리, 대출 요인이 주택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면 입주물량은 공급 측면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부동산 시장 환경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약 38만 가구에 달한 전국의 입주물량은 내년 44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0~2017년 평균(29만 4000가구)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22만 가구)이 수도권 입주 물량이다.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중도금 대출과 이후 중도금 대출 해지 및 잔금 납입 과정에서 축소된 유동성으로 인해 미분양, 잔금 미납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새 아파트가 침체되면 기존 주택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