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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대통령 방한] 확 달라진 트럼프
이전과 달리 절제된 발언·행동
對北 군사옵션 보다 외교 우선
미·중 정상회담 앞서 관리차원


“트럼프가 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까지 1박2일간의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에서 이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여 ‘평화적인 북핵 해법과 관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등 거칠게 위협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꼬마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선 훨씬 절제된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는 특히 북한ㆍ북핵문제에서 도드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회견에서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와 우리와 합의를 끌어내는 건 북한 주민에게도, 전세계 시민에게도 좋은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생각하니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군사옵션을 놓고도 “군사 조치 외에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하는가하면, 한반도 주변에 전개된 3척의 핵추진 항공모함 등과 관련해선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외교적 해결에 우선순위에 뒀다.

대북제재와 압박은 추진하되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북한을 겨냥한 고강도 비난과 과격한 표현 대신 협상과 외교적 해결에 초점을 둔 대목을 주목했다.

이를 두고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기 위한 계산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란 표현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을 언급하긴 했지만 김정은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한마디한마디 신중을 기했다”며 “북한과의 협상도 한국과 같은 입장이었는데 상당히 신경 썼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에는 단호하되 의미 있는 대화에는 문이 열려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반향을 보였다”며 “김정은과 말의 전쟁으로 돌아가는 대신 더욱 차분해진 어조는 대북 대응협력을 증진하고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방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반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차기 주한미국대사 물망에 오른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양 정상은 매우 좋은 회담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오랜 역사를 인식하면서 한국의 방어를 지원하겠다고 분명하게 언명했다”고 강조했다.

애초 좌충우돌로 대변되는 ‘트럼프 스타일’에 따른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협의나 한미일 3국 군사동맹, 균형외교 등 예민한 사안을 둘러싼 마찰도 표출되지 않았다.

한국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다”는 말이 나옴으로써 ‘코리아 패싱’ 논란을 매듭짓고, 숙원이었던 핵추진잠수함과 전략정찰자산 도입의 길을 열고,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 해제하는 등 적잖은 선물도 챙겼다.

문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까지 나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맞이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1주년인 8일을 앞두고 전날 진행된 국빈만찬을 당선 1주년 축하연을 방불케하는 분위기로 만드는 등 감성외교의 성과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공조를 확고히하는 동시에 7조원이 넘는 첨단 전략무기 판매와 한미 FTA 개정 실무협의 속도를 높이기로 합의하는 등 실리를 챙겼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소 부원장은 “애초 우려도 있었는데 미일 정상회담보다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한 만족할만한 정상회담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갔을 때 한미관계의 공고함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한미 간 이견은 묻어두고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대원ㆍ유은수 기자/ 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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