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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람코는 유가 부양 中…상장 후까지 주시하는 정유업계
- 상장 전 ‘몸값’ 불리려는 아람코…감산합의 연장 주도
- “아람코 상장하면 다시 원유공급 늘 것”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세기의 IPO’를 앞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Aramco)가 유가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장 전 몸값을 최대한 불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피의 숙청’에 나서는 등 세계 최대 산유국의 불안한 정세가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붓자 국내 정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북해산브렌트유는 배럴당 63.69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북해산브렌트유는 전날 장중 64.44달러까지 올라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57.2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게티이미지]

단기적 상승 요인으로는 사우디 왕위계승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 강화 움직임이 지목된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4일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이 체포됐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을 주도하는 인물이라 그의 권력 강화는 곧 감산 연장기조 강화로 읽힌다.

아람코 최고의원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는 아람코 상장에 적극적이다. 2014년 원유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자, 원유가격에 의존해 나라 살림을 꾸리던 사우디에 위기감이 닥쳤다. 빈 살만 왕세자는 탈석유ㆍ산업다각화를 골자로 한 ‘비전2030’ 계획을 발표했다.

이같은 정책 시행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아람코 상장이다. 2조 달러에서 3조 달러의 기업가치로 추정되는 아람코 지분 5%를 상장해 1000억달러(111조원) 가량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람코가 글로벌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미국과 영국, 중국 등은 ‘러브콜’을 보내며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자료사진 [사진=헤럴드DB]

한국 정유업계도 아람코 상장 시기와 영향에 집중하고 있다. 상장은 2018년 하반기나 2019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이때까지는 계속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람코가 상장 전 몸값을 불리기 위해 감산 합의를 최대한 연장시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일반적으로 ‘원유 매장량X단가’로 매겨진다.

상장 후에는 아람코가 감산을 계속할 유인이 사라져 원유공급이 늘어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이라크 등 현재도 감산에 회의적인 나라들이 있는 상황에서 아람코가 상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나서도 이 체제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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