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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정당 잔류파는 어떤 명분으로 살아갈까
통합전대파, 전대 연기 주장
유승민·하태경 ‘자강’ 못박아
국민의당과의 통합론 힘잃어

바른정당 9명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정치지형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체 의원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 빠져나가면서 독자생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의 남은 의원들은 국민의당과 연대가 절실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영우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6일 통합파 의원과 함께 “오늘 우리는 보수 대통합의 길에 나선다”며 탈당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남은 11명은 통합전대파(당대당 통합파)와 자강파로 나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필두로 자유한국당과의 궁극적인 통합을 모델로 하는 통합전대파는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한다. 김세연 정책위의장 등이 이에 동조했다. 전대 사수를 주장하는 자강파와는 결이 다르다.

쪼개지고 나서 전당대회를 하기보다는 당대당 통합으로 완전한 합체를 하자는 주장이다. 정 최고위원은 “전당대회를 한 달 정도 연기해서 숙의 기간을 가져야 한다”며 “전당대회가 잔치판이어야지, 쪼개지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원칙 있는 통합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유승민ㆍ하태경 의원이 전당대회 사수를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제 11명 남은 바른정당이 둘로 또 나뉘는 모습도 좋지 않다. 결국 당대당 통합이 물 건너가면 남은 선택지는 2차 복당 뿐이다. 그러나 명분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제명된 마당에 서청원ㆍ최경환 의원 등 핵심 친박계를 쳐내는 모습 정도가 나와야 하지만, 한국당 입장에서는 정치적 부담감이 너무 크다. 2/3 이상 의원 동의를 얻어야 하는 한국당이 두 의원을 자르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국민의당과의 통합도 힘들다. 애초 자강파에서 보수대통합에 대한 대안격으로 급부상한 모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중도연합’을 표방하면서 논의가 진행됐지만, 양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면서 일단 정지한 상태다.

한번 좌초된 통합설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힘을 받기는 어렵다. 한국당에서 파생된 바른정당, 민주당에서 떨어져나온 국민의당이란 근본적 성격이 가장 큰 문제다.

결국, 남은 바른정당 의원은 한국당과도 국민의당과도 함께하기는 어렵다. 현실 정치지형에서 고립된 그들에겐 보수혁신이란 명분만이 남았다. 유 후보는 앞서 정견발표에서 “당 대표가 돼서 바른정당을 지키고 보수의 새 희망을 지키는 데 제 생명을 바치겠다”며 “쉽고 편하게 죽는 길을 가지 말자. 어려워도 반드시 극복해서 진짜 사는 길로 여러분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홍태화 기자/th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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