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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박종구 초당대 총장]시진핑 신시대의 의미와 과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됐다. 최근 개최된 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은 국가 최고지도자로 재신임을 받았다. ‘시황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강력한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것이다.

그는 3시간24분 계속된 당 업무보고에서 ‘신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68페이지에 달하는 연설에서 신시대를 36번이나 언급했다.

신시대 선언의 의미는 덩샤오핑 총서기가 제시했던 중등국가 달성에서 세계 선두국가로 발돋음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사회의 주요 모순도 종래의 빈곤타파서 격차해소로 바뀌었다.

2020년 소강사회를 완성하고 2050년 초일류국가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군대의 현대화를 실현해 2050년 세계 일류 군사국가가 되겠다는 계획도 천명했다.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은 결국 강국몽, 강군몽과 동의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첫째로 시진핑의 중국은 규율이 바로서는 국가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강력한 안보와 치안유지는 필수요건이다. 개혁과 개방이라는 국가정책 실현을 위해 중국의 기본원칙을 결코 훼손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이런 견지에서 시진핑은 리콴유 싱가포르 전총리와 같은 법가주의(法家主義) 원칙론자라 할 수 있다. 리콴유는 일찍이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주의보다 국가 규율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과 같은 양적 지표에서 벗어나 소강사회 달성과 인민의 삶의 질 개선에 시코노믹스(시진핑의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을 두었다. 양웨이민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은 “중요한 것은 경제의 질적 발전, 경제효율 그리고 성장 동력이라는 세가지 개혁”이라고 주장한다.

시장개혁과 경제개방의 대원칙을 흔들림 없이 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구가 기대하는 시장개혁 보다는 경제에 대한 국가통제의 틀을 유지하는 범위내 보수적 개혁의 의미가 강하다. 핵심 경제 브레인 류허, 허리핑, 중산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심화되는 빈부격차, 과도한 국가채무, 미온적인 국유기업 개혁의 성패가 경제의 성적표를 좌우할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가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62.4%에서 2011년 195.1%, 2014년 229%로 급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부채급증의 위험성을 계속 경고하고 있다. 과속성장의 위험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2020년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경제운영의 신축성을 높여 현안에 대처하려는 정부의 숨은 뜻이 담겨있다. 혼합소유제 도입 등 국유기업 개혁을 강화하려 하지만 국유기업 지배와 공산당 지배가 사실상 연계되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개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양질의 고용창출자로서의 국유기업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심화된 빈부격차 문제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작년 도시와 농촌의 평균 가처분소득 격차가 2.7배로 나타났다. 2012년 이래 지니지수가 0.46~0.47에 머물러 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소득불평등이 훨씬 심각한 상태다.

시진핑은 1992년 이래 당의 기본원칙인 격대지정(隔代指定)의 전통을 무시했다. 후계구도가 불투명해졌고 시진핑 인맥이 당, 군, 정의 요직을 독차지했다. 당의 핵심 원칙을 과감히 깨부쉈다는 점에서 마오쩌둥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중요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스트롱맨 정치의 신시대를 연 셈이다. 영토, 주권 등 국가의 핵심이익을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점에서 스스로 중국 민족주의의 완강한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다. 시진핑 신시대에 어떠한 역사적 심판이 내려질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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