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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방중’ 트럼프에 최고 예우…오바마 때와 어떤 차이?
-트럼프 연회장소 ‘젠푸궁’ vs 오바마 ‘중난하이’
-환구시보 “오바마 亞전략 관심없는 트럼프, 오로지 美 우선주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오는 8일 중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구궁(故宮ㆍ자금성) 내 젠푸궁(建福宮)에서 연회를 열고 건륭(乾隆) 황제의 서재였던 싼시탕(三希堂)에서 티타임을 가질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2014년 중국을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더 높은 수준의 예우를 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통상적인 외교장소인 중난하이(中南海ㆍ최고지도부 거주지)에서 ‘달밤산책’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는 황제의 거처라는 특별한 장소를 선택해 격이 한단계 높아졌다.

6일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고의 예우를 베풀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AP]

연회가 열리는 젠푸궁은 1923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홍콩 헝룽(恒隆)그룹 회장 천치쭝(陳啓宗)이 사비를 내 새로 지은 곳이다.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으로 특별한 외교 행사에만 사용된다. 지난 2008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부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접대한 이후 10년 동안 미국 측 인사를 접대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을 위해 베이징 구궁박물관은 하루 휴관할 예정이다.

티타임이 이뤄지는 싼시탕은 더욱 특별한 곳이다. 싼시탕은 건륭황제의 서재로 쓰이던 곳으로 ‘근정친현(勤政親賢)’과 붙어 있다. 근정친현은 황제가 단독으로 관원을 만나던 비밀스런 장소여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니펑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대통령은 중국 방문 때 상징적인 곳에 들러 기념사진을 찍는 정도였다”면서 “지난 10월10일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만나 ‘중국 역사에 경탄을 보여라’는 제안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미·중 수교를 이끌어 낸 미국 내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힌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6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ㆍ태전략을 답습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트럼프는 ‘전략’에 큰 관심이 없고 대신 미국 우선주의를 촉진하기 위해 전략에 구애받지 않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문은 “미국의 아태정책의 핵심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라면서 오바마 정부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아태 재균형 전략을 취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정권이 아태지역에 경제적 ‘당근’을 제공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안보를 구축했다면, 트럼프 정권은 안보를 구축해주고 아태국가로 하여금 미국에 경제 이익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결정하며 아태 재균형 전략에서 경제 부분을 추출해냈음을 신문은 상기시켰다. TPP는 아태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표로 농산품과 공산품 등 각국별로 민감한 부분까지 포함해 모든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는 것은 물론 정부 조달, 노동 규제, 의료 서비스 등 모든 비관세 장벽까지 철폐하는 자유화 협정이다.

리웨이(李巍) 인민대 국가발전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태전략의 많은 부분이 드러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 온 만큼 미국이 아시아에서 리더 역할을 하지 않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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