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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기획-②대중교통 에티켓] 엄격한 日 에티켓…“노약자석에선 스마트폰 꺼주세요”
-“폰 보지말고 교통약자 오면 자리 양보해주자”는 의미
-“지하철 에티켓 문제 어디나 똑같아…적극 대처가 중요”


[헤럴드경제(일본)=유오상 기자] “노약자석 부근에서는 혼잡 시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 주십시오.”

일본 지하철에서 자주 나오는 안내방송 중 일부다. 일본어 뿐만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 중국어로도 안내방송이 반복된다. 방송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치는 것은 어른답지 못합니다”라는 안내가 이어진다. 방송이 반복될 때마다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접어 주머니에 넣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사진=일본 지하철 내 교통 약자석에 쓰인 안내 문구. 혼잡 시에는 노약자석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말자는 내용도 함께 쓰여있다.]

실제 찾아가본 일본 지하철 안에는 ‘혼잡 시에는 노약자석에서 휴대전화를 잠시 꺼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함께 쓰여 있었다. 단순한 안내 문구만이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노약자석 앞에 섰을 때는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때때로 스마트폰 화면을 계속 바라보는 승객이 생기면 주위에서 적극적으로 말리는 모습도 보였다.

도쿄 메트로 관계자는 “한국과 비슷하게 일본에서도 지하철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평소라면 상관없겠지만, 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교통 약자가 먼저 말을 꺼내기 민망한 상황이 많아 먼저 자리를 양보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 간섭을 잘 안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노약자석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깐깐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본 전동차 내에는 스마트폰과 관련된 에티켓 주의 문구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지하철역에서 역무원으로 일하는 마츠모토(29) 씨는 “역 안에서 다치는 사람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스마트폰 관련 문제가 늘어나면서 관련 캠페인도 늘어났다”며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동 중 스마트폰을 자제하라는 마음에서 캠페인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일본에서도 스마트폰 관련 안전사고가 늘어나면서 지하철 내 스마트폰 이용 에티켓을 안내하는 캠페인도 덩달아 크게 늘어났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파가 심장 보조기 등 노약자들의 건강보조기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아예 스마트폰 전원을 끄도록 하는 캠페인도 진행됐었다. 이후에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파가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일본 내에서는 아직도 노약자석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특히 전동차 내 통화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하다.

지하철 이용률이 높은 일본에서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각종 지하철 내 에티켓 운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하철 역사 안에서 에스컬레이터 줄을 잘 서자는 안내판부터 ‘어른답게’라는 표어와 함께 지하철 내 이어폰 사용 매너와 전동차 내에서 가방 메는 법까지 다양한 안내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된 이른바 ‘쩍벌남’ 문제도 다루고 있다.

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 매너 문제는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캠페인 등을 통해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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