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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시정연설]기립도 박수도 ‘극과 극’...냉냉한 정치 현실 그대로 보여준 본회의장 풍경
[헤럴드경제=최정호ㆍ홍태화 기자]대통령의 새해 예산안 국회 시정 연설은 삼엄한 분위기에 시작했다. 국회 본관 출입문에는 경호진들이 대통령 입장 수십분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대통령이 입장하는 2층 입구 코너마다 귀에 수신기를 꽂은 경호원이 배치됐다. 빨간 프레스 라인은 3층 로텐더홀과 2층 한쪽 편에 쳐졌다. 프레스라인 뒤엔 발을 빼꼼히 든 수십명의 취재진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청와대 관계자 사이 가벼운 신경전도 펼쳤다. “아 조금만 더 가자” “국회의원님들 동선이지 않냐” 웃음으로 넘기려는 사람도, “아 좀 하자”며 애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고 안 된다”며 막아내는 관계자들과 실랑이가 이어지는 사이 오전 9시 40분 사전 환담이 예정된 대통령이 4분 일찍 국회에 들어왔다. 뒤로는 청와대 보좌진이 줄이어 따랐다.

[사진 = 연합뉴스]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밟고 2층으로 올라와 정세균 국회의장과 악수한 뒤 의장접견실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특별한 표정이나 제스처는 없었다. 입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정 의장도 미소로 화답했다.

대통령과 의장이 입장한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도 뒤따라 입장했다. 안 대표는 무표정으로 들어갔고, 정 원내대표도 굳은 표정이었다.

환담이 시작된지 17분께가 지난 뒤 노회찬, 이정미, 박주선, 우원식, 추미애 등 각당 지도부들이 떠났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나온 반면, 안 대표는 여전히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심지어 홍준표 대표는 “에의없는 일”이라며 무거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10시가 조금 넘어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연설 현장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본회의장의 높낮이는 시작부터 대비됐다. 대통령 입장 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리가 배치된 의사당 좌측은 차분한 분위기에 낮은 높이를 유지한 반면, 여당 의원들이 있는 우측은 기립 박수를 치는 의원들로 뜨거웠다. 같은 우측에 앉은 국민의당 의원들도 함께 기립해 주목받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리는 박수 대신 항의 문구가 대신했다.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북핵규탄 UN 결의안 기권 밝혀라’ 등 최근 정부의 인사와 정책, 대북 문제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의원들의 책상 앞 노트북에 일제히 내걸렸다. 실제 문 대통령은 연설 중간중간 오른쪽에 크게 내걸린 현수막을 의식, 의도적으로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도 수 차례 보였다. 의석의 박수소리 역시 왼쪽에서만 몇 차례 나왔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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