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매출 악화에 최저임금 직격탄까지
-업체간 영토전쟁으로 시장 포화도 한몫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고공성장을 이어가던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점포당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장 포화 및 경영주 수입 감소가 주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시장 개척과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질적 성장으로 점포당 매출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편의점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올 하반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애널리스트가 발표한 ‘8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은 지난 8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1％ 상승했다. 이는 7월 11.1％, 6월 10.9％에 비해 낮아진 성장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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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국내 편의점 수가 4만개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담배 매출 급감 등으로 편의점 업계의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문제는 점포 순증가로 점포당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편의점 업계 전반의 매출신장에도 불구하고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동월에 비해 -5.2％를 기록했다. 1분기 -1.1％, 2분기 -3％보다 감소폭이 더 커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CUㆍGS25ㆍ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3분기 순증이 400개 가량 수준이라는 점에서 점포당 간섭효과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3만5000개 가량으로, 인구 1450여명 당 하나 꼴이다. 일본과 대만의 편의점당 배후인구가 수년째 22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한국 편의점 업계는 이미 포화 상태에 근접한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연말에는 1200명대에 진입해 내년 말 1000명대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 가맹점주 순수입은 올해보다 14％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큰 중소기업 등에는 그 부담을 보전해 준다고 했지만 편의점 가맹점주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외엔 직접적인 혜택은 없다.
점포당 매출 감소는 올 들어 담배 매출이 급감한 영향도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담배소비량은 줄어들어 편의점 전체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 ~2014년까지 편의점 담배 매출 비중은 39％대를 기록하다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에 45.9％로 확대됐다. 한때 50%에 달했던 편의점의 담배 매출 비중은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40％ 초반대로 하락했다. 사실상 담배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편의점 업계가 담배 매출 하락으로 성장이 둔화된 것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담배는 ‘효자 상품’으로 불릴 정도로 편의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감했다”며 “신선식품과 간편식의 매출이 이를 대체하고 있지만 담배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