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심근경색·말초혈관질환 일교차 큰 가을철에 주로 발병 흡연자·당뇨환자 정기검진 필수 조깅·등산·자전거타기 등 효과 무리한 근력운동 되레 독될수도 # 평소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주로 앉아서 책을 보고나 TV 시청하기를 좋아하던 70대 최 모 씨는 딸의 손에 이끌려 진료실로 찾아왔다. 언제부턴가 오른쪽 허벅지와 종아리가 당기고 아파서 아예 걷기를 포기했다고 한다. 집안에만 있으면 아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지만 밖으로 나가 조금 걷기만 해도 다리가 당기고 아파서 아예 외출을 삼갔다. 몇 군데 병원을 다녀봤지만 허리 디스크 때문이라면서 이런저런 치료를 받아봤지만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최 모 씨처럼 평소 담배를 피우고 고지혈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 통증 때문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다리 혈관질환, 즉 ‘동맥경화성 하지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발목과 발 등의 맥박이 너무 약해 제대로 잡히지 않고 발이나 발가락이 유난히 차고 검푸르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잘못하면 절단을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을철 혈관질환 3총사 ’뇌경색, 심근경색, 말초혈관질환‘=하지동맥질환 환자에서 다리혈압을 재면 매우 낮거나 아예 측정이 안 되고, 정밀검사를 하면 다리 혈관 어느 부위가 얼마나 막혀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앞선 언급한 70대 최 모 씨도 우측 대퇴동맥이 90%이상 막혀있는 것이 발견되어 풍선확장술 및 스텐트삽입술을 시행 받았고 고지혈증에 대한 식이요법과 금연교육 그리고 운동치료를 시행한결과 현재는 우측 다리 통증이 깔끔하게 사라졌으며, 담배를 끊고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실천하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가을철 갑작스런 기온의 변화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어 발생하는 혈관질환으로는 대표적인 것이 뇌경색, 심근경색, 말초혈관질환이 있다. 이는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질환으로 이 세 가지 질환은 거의 같은 병태생리를 갖고 있고 상호 발병의 원인이 되는 만큼 사촌간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흡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갖고 있다면 혈관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 받아야 한다. 동맥경화의 진행으로 혈관이 서서히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런 혈관질환들은 일단 한번 생기면 온몸에 있는 전신 혈관 어디에든 병이 생길 수 있고 또 재발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평생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

혈관건강 보약은 ‘유산소운동’=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식생활습관의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몸의 모든 대사는 혈관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건강과 질병의 갈림길이 혈관건강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운동은 심장의 순환기능을 원활하게 하며 혈관을 확장시켜 고혈압과 동맥경화에도 도움을 준다. 뇌졸중(중풍) 및 심근경색증의 주범인 동맥경화는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스트레스, 운동부족, 비만 등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므로 동맥경화로 인한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이 매우 중요하며, 어떤 보약이나 영양제보다도 훌륭한 건강지킴이라고 할 수 있다.

혈관건강을 지키는 운동은 방법에 따라 스트레칭, 유산소, 무산소 운동(근력운동)이 있다. 스트레칭 운동은 맨손체조 같은 것으로 주로 워밍업(준비운동) 목적으로 이용한다. 무산소 운동은 근력을 향상시키고 근육을 두껍게 만드는 운동으로, 무거운 아령이나 역기, 힘들게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철봉, 평행봉, 씨름, 역도, 전력질주 달리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혈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은 무엇일까? 바로 유산소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은 아주 힘들지는 않지만 적당히 힘든 강도로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할 수 있는 운동인데, 힘차게 걷기(파워워킹), 조깅, 등산, 자전거, 수영, 배드민턴, 테니스, 라켓볼, 스쿼시, 탁구 등이 이에 해당된다. 효과적인 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정해 주 4회 이상, 한번에 40-60분 정도 꾸준히 해야 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김철 교수는 “혈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유산소 운동은 심박수를 높여 혈류속도를 빠르게 하고 동맥경화가 생긴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말초 조직으로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특히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면서도 운동 중 혈압을 높이지 않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환자들의 운동으로도 적합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또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0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통해 워밍업을 한 후, 40-60분 정도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주 4회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 주의할 점은 중년 이후에는 무리한 근력운동은 피해야 하는데, 무리한 근력운동은 혈압을 높이고 근육이나 힘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실제 또는 잠재적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혈관질환 환자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심장재활 전문의의 상담을 받도록 하고, 운동 중 심장발작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동부하검사로 심혈관계 이상반응(협심증 유발, 심전도 이상, 혈압 이상, 부정맥 발생 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