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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에 관심 안 가지면 국정농단같은 끔찍한 일이”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바꾼 촛불

“예전에는 연예ㆍ스포츠 뉴스만 봤는데 이젠 정치나 사회 뉴스도 챙겨보게 돼요.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끔찍한 일이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어요.”-서울 노원구 이숙희(30ㆍ여)

“촛불 하나 든다고 세상이 바뀔까 싶었는데 정말 대통령이 바뀌더라고요. 서로 힘을 모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아직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희망을 봤습니다.” -서울 성북구 대학생 유영준(26)

촛불집회 1주년을 앞둔 지난 25일 다시 찾은 광화문광장, 지난 가을부터 봄까지 촛불로 뜨거웠던 곳이다. 촛불집회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묻자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촛불혁명은 대통령만 바꾼 게 아니었다. 한 사람의 취미를 바꾸고, 가치관을 바꾸고 심지어 꿈도 바꿨다. 이들은 자신의 삶을 바꾼 촛불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사회에 무관심하지 않을 것= 촛불집회 이후 무관심했던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울 마포에 사는 대학생 최모(27)씨는 “촛불집회는 그동안 사회에 무관심했던 이들을 이끌어내는 귀한 시간이었다”며 “정치인들을 욕하고 사회를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국민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매일 뉴스를 꼬박꼬박 챙겨본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 이후 장래희망이 바뀌었다는 학생들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고3 수험생 나모(19)양은 공무원을 꿈꿨지만 이제는 언론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기자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나라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기자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계기로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공감의 힘= 집회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서울 종로구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장인 김은원(29ㆍ여)씨는 “예전에는 집회하는 사람들을 보면 왜 저렇게까지 하나 생각했던 게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촛불집회에 직접 나가보니 집회는 누구라도 억울하면 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집회하는 분들을 만나면 이제는 응원을 보내게 됐다”고 했다.

“집회하는 사람들을 이기적인 집단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아직 많아요. 하지만 거리로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게 아닐까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손가락질 하던 사람들도 많았죠.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만행이 알려지고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라고 같이 소리쳤어요.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게 된 거죠. 앞으로도 타인이 힘들다고 할 때 귀찮다고, 시끄럽다고 하지 않을거예요. 적어도 ‘그럴 수 있겠다’ 공감하면서 살고 싶어요. 작은 공감이 모여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촛불에게 고마워요.”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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