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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허술한 보증투자로 171억원 날린 기보…뒤로는 ‘한도 증액’ 요구
-선제투자한 기업 대규모 부실…9곳은 전액 손실
-투자업무 수행에 한계…보증료 인상 등 부담 가중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기술보증기금(기보)이 ‘보증연계투자’ 명목으로 선제투자한 기업에서 총 171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는 기보가 스스로 ‘부실 심사’ 능력을 드러낸 것이다. 기보는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보증연계투자 규모를 늘려달라고 ‘입법 로비’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기보는 ‘보증연계투자’ 사업으로 투자한 기업 68곳에서 514억6800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22곳에서는 215억8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누적투자수익은 약 299억원이다.


문제는 손실이 발생한 기업 대부분이 기보가 자체적으로 발굴해 ‘선제투자’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기보는 보증연계투자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2014년 11월부터 민간이나 다른 공공기관이 먼저 투자한 기업에 대해 추가투자를 금지하고 선제투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손실이 발생한 기업 22곳 중 15곳(68%)이 기보가 선제투자한 기업이다. 이들 기업에서 발생한 투자손실은 171억원으로 전체 손실액(215억8000만원)의 80%에 육박한다. 1곳을 제외한 14개 기업이 수익률 -(마이너스)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이중 8개 기업은 투자한 금액 전액(-100%)을 손실 처리했다.

김병관 의원은 “기보가 보증연계투자로 거둔 누적수익의 72.6%(217억원)는 민간 등이 먼저 투자한 기업에 후속투자해 수익을 낸 것”이라면서 “선제투자로 수익을 거둔 금액은 누적수익의 27.4%(82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기보는 아직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기업 10곳을 ‘투자사고업체’로 잠정 분류, 총 97억원의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기보의 대규모 손실은 보증료 인상 등 거래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보는 보증연계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투자 규모를 현행 ‘자기자본금의 10%’ 이내에서 2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지난 4월 발의했다. 김병관 의원은 “기보의 투자 실적을 보면 선제투자 업무를 수행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투자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맞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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