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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신율 명지대 교수]보수 대통합? 보수 대분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절차는 계속되고 있다. 그런대 전,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거의 모든 정권 말기에는 대통령의 탈당 요구가 있어왔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이번의 경우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구속 이후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과거 정권과는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공통점은 있다. 전, 현직 대통령을 안고 가기엔 정당의 입장에선 너무나 부담이 된다는 점이 바로 그 공통점이다.

특히 이번의 경우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을 절박하게 바랄 것이다. 지지율은 오르지 않지, 거기다가 보수 대통합이라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필수적이라는데, 바른정당의 통합파들은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탈당 혹은 출당 그리고 친박 핵심의 출당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다고 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급물살을 탈 것인가 하는 부분은 의문이다. 그 이유로 바른정당이 통합파와 자강파로 양분돼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당이 양분된 상태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을 전원 흡수하는 것은 애당초 가능하지 않다.

여기에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혹은 출당 조치는 지지층 일부의 이탈을 초래할 것이 분명한데,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지율 하락, 그리고 이에 따른 당의 위축이라는 측면과. 바른정당 의원들을 전원 흡수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의원들 숫자가 5명에서 7명 정도 늘어났을 때 오는 효과를 비교해봐야 하는데, 이미 그런 계산을 했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보수 대통합을 명분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해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고집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앞서 언급했듯이, 바른정당 의원 전원이 올 수 없는 환경이라면, 한국당은 원내 1당이 될 수도 없고, 그렇다고 120석을 넘겨 단독으로 법안을 저지할 수 있는 위치도 획득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자유한국당의 목표는 보수 통합이 아니라, 바른정당의 원내교섭단체 지위의 박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보수 지지층을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목표라는 것인데, 만일 목표가 이러하다고 가정하면,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 얘기는 결국 바른정당에게 보여주는 ‘성의’로 치부될 수도 있다. 두 현직 의원에 대한 조치는 의원총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홍준표 대표의 의중대로 돌아가긴 더욱 힘들어 보인다. 일단 친박들의 반발, 특히 서청원, 최경환 두 의원의 반발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청원 전 대표의 홍준표 대표에 대한 언급은 자칫 사태를 성완종 리스트 문제로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국민의당까지 끼어들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번 싸움에서 누가 이길지는 모르지만, 이 싸움은 양측 모두의 정치 생명을 걸 수밖에 없다는 차원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의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두 의원에 대한 출당 문제는, 통합 보다는 내분을 초래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홍준표 체제가 무너지든지 아니면, 서청원 최경환 두 의원이 출당 되든지 둘 중의 하나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고. 이 결과에 따라, 보수 진영의 재정비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의 입지는 어중간해 질 수도 있고,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꼴이 될 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보수 대통합이 보수 대분열로 이어져 자폭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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