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따따‘의 꿈은 과연 중국인들이 꾸는 꿈일까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시따따(習大大ㆍ시진핑 아저씨)가 제 이상형입니다.”

2012년 11월 중국 최고 지도자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만두집에 가서 밥을 먹고, 소매를 걷어 올리고 현장 시찰에 나서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중국 인민들의 호감을 얻었다.

유명 가수 출신인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도 뒤지지 않았다. ‘펑마마(펑리위안 엄마)‘라는 애칭을 가진 그녀는 적극적인 대외 행보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를 능가한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AP연합]

시 주석은 이같은 친민행보와 함께 강력한 부패척결에 나서며 중국인들의 신뢰를 한껏 끌어 올렸다.

‘파리(하위직)’만 잡지 ‘호랑이(고위직)’는 손을 못 대던 기존 지도자와 달랐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등 권력자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부패문제가 국가의 존망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시진핑의 확고한 반부패 신념은 국민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나고 2기 집권기에 들어간 지금 ‘시따따’의 신념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적어도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렇다.

시진핑 집권 2기를 여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폐막식은 시진핑이라는 주인공을 위한 자리 같았다. 그의 집권 철학과 이념을 대변할 ‘시진핑 사상’의 당장(공산당 당헌) 삽입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가득 메운 2300여명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들은 ’거수‘와 ‘박수’로 통과시켰다.

중국의 지도부는 비록 밀실에서 선출되지만 치열한 논의와 경쟁을 통과해야 가능하다. 집단지도체제라는 중국 공산당 특유의 정치 시스템 때문이다. 여러 해동안 후계자를 검증하고 양성함으로써 서구식 민주주의보다 합리적인 면이 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의 면면을 보면 집단지도체제는 사라진 듯하다. 우리가 중국의 정치를 몰라서 속단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적어도 시진핑 집권 2기의 시작은 1인체제가 사실상 확립된 것으로 보여진다.

정가 뿐이 아니다. 중국 사회 전반에도 강력한 통제를 통한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포착된다.

이번 당대회 기간 베이징에 내려진 사상 최고 수준의 보안 경계가 대표적이다. 당대회를 전후로 베이징의 지하철역은 이중 삼중의 보안검사 때문에 지하철 역을 빠져나가는 데 한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오프라인 세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온라인도 마비가 됐다. 베이징 또는 인근의 톈진, 허베이성으로 향하는 액체, 분말, 연고 형태의 택배는 전면 중단됐다. 심지어 베이징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네이멍구, 랴오닝성, 지린성, 헤리룽장성, 산시성으로 가는 택배 조차도 모조리 한번 이상의 보안 검사를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몰이 때아닌 비수기를 맞이해야 했다.

시진핑 사상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자는 ‘중국몽(中國夢)’을 완수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모습을 보면 꿈을 꾸는 것조차도 강요받고 있는 인상이다. 13억 중국인의 꿈은 13억개다. 결코 하나가 아닐 게다.

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