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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최선희, 모스크바서 핵보유국 전제 협상 재차 강조…“美 올바른 선택 취하면 출구 있을 것”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과 공존 선택해야”
-외교부 당국자 “北 ‘적대시정책’ 프레임, 모스크바 회의서 질타받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지난 20~21일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포기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과 공존(coexist with a nulcear DPRK)하는 올바른 선택을 취한다면 출구(way out)가 있을 것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최 국장은 이른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와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협상을 재차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무엇이며 어떤 단계의 조치들을 ‘적대시 정책’이라고 정의하고 있냐는 회의 참가자들의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 국장이 관련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보라”는 식으로 동문서답했다고 전했다. 최 국장은 “외교적ㆍ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적절한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나 매일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 트윗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면서 “미국의 군사·핵 위협과 경제제재를 통한 압살 정책이 지속된다면북한은 단 한 치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번 회의에서 최 국장은 우리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첫날과 둘째 날을 통틀어 한국 정부에 대한 일체의 네거티브한 발언은 없었다”면서 “미국의 1.5트랙 관계자도 ‘한국에는 상당히 톤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쓴 게 역력해 보인다’는 관찰이 있었다. 심지어 해상훈련도 한미 훈련이라고 안 하고 미국의 대규모 해상훈련이라고 할 정도로 분명히 인텐셔널(의도적인) 측면이 있지 않느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접근방법을 잘 설명했고, 최 국장도 아마 우리의 뉘앙스를 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이후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도발 부재상황이 지속되게 함으로써, 한미일은 물론 중러 견인을 통해 도발 억지 측면에서 이 상황을 이끌어감으로써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데 한미일의 공동인식이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다보면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기 때문에 한미, 한미일이 공동의 틀을 갖고 임해야 하지 않느냐는 방향성 하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스토밍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모르굴로프 러시아 6자 수석대표,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북핵담당 특임대사가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한국 측 이도훈 본부장과 협의를 갖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며 “구체적 날짜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회의에서는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회의에서 “북한이 핵억지력을 보유했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더 이상 뭔가를 보여주려고 한다면 이건 억지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따끔한 얘기가 있었다”며 “북한이 우리 정부가 내놓은 여러가지 제안들에 대해 호응자세를 안 보이면 할 얘기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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