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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 불참한 文대통령 노동계 대화…난감한 靑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민주노총이 24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 만찬회동에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민노총이 불참하면서 만찬 회동은 시작 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청와대는 예정대로 만찬을 진행할 방침이다. 

민노총은 이날 오전 긴급하게 입장 자료를 내며 노사정위원장 배석, 산별노조 및 사업장 개별 초청 등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민노총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소속 산별 및 사업장을 개별적으로 초청한 건 조직체계ㆍ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청와대도 당혹스런 분위기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와 관련,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회동 전까지 최대한 민노총을 설득하되 만약 끝까지 민노총이 불참하더라도 회동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회동은 민노총ㆍ한국노총 지도부와 환담이 이뤄지는 1부와 이들을 포함, 노동계 전체와 함께 만찬을 갖는 2부로 예정돼 있다. 민노총이 불참하면서 비공개로 진행될 1부 일정 자체가 파행적으로 운영될 처지다. 민노총이 불참하면 한노총만 단독으로 환담을 갖거나 혹은 아예 1부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청와대는 노동계 예우 차원에서 이날 1부 행사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갖기로 했다. 본관 접견실은 정상급 외빈을 접견할 때 사용하는 장소다. 그만큼 노동계를 최대한 예우하겠다는 뜻을 담았지만, 민노총의 불참으로 이런 취지 역시 애매해졌다.

만찬 메뉴도 다르다. 재계 만찬 메뉴는 미역, 조개, 낙지 등을 곁들인 비빔밥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각자를 존중하며 하나를 이뤄내는 공존의 미학을 담았다”고 밝혔었다.

이날 노동계와의 만찬 메뉴는 추어탕이다. 가을 보양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특히 이날 추어탕은 청와대가 용금옥에서 직접 공수한 추어탕이다. 용금옥은 1930년대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문을 연 추어탕 음식점으로, 80여년 역사를 자랑한다. 용금옥 추어탕은 인근 청계천 노동자들이 보양식으로 즐겨 찾는 음식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또 가을전어가 만찬에 제공된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전어가 의미심장하다. 현재 양대노총은 사회적 대화 복원 선결 조건 등을 내걸며 노사정위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수제맥주 ‘세븐브로이’가 재계 만찬의 건배주였다면, 이날 노동계 만찬 회동에선 복분자가 건배주로 제공된다. 이 역시 원기 보양이란 의미를 담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날 회동에선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 등 주요 노동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유명무실한 노사정위원회 복원이 최대 현안이다. 최근 한노총은 ‘8자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민노총이 빠진 채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어 이날 회동에 특별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설사 합의점을 도출하더라도 민노총이 제외된 채 진행된 합의란 한계도 뚜렷하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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