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제19차 당대회, 시진핑 입지 변수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F-22 전투기 등 미국의 최첨단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집결한 가운데 북한이 숨을 죽이고 있다. 북핵 위기에 대응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의 수위를 최대한 높인 상황에서 무리한 도발이 자칫 선제타격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도 변수다. 시진핑 주석의 1인 체제가 강화될 경우 중국이 대북 정책 운용에 선택의 여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한ㆍ미연합훈련에 참가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개별 훈련을 마무리하고 동해상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항모전단은 태평양 해상에서 대기하며 비상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레이건함은 길이 333m, 선폭 76m, 배수량 10만 3000t에 달하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그라울러 전자전기(EA-18G), 공중조기경보기(E-2C) 등 전투기 70여대와 헬기 20여대 등 항공기 90여대 탑재가 가능하다.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SSGN-727) [사진제공=미 해군] |
이에 앞서 지난 13일 부산항에 입항한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SSGN-727)도 훈련에 합류했다. 미시간호에는 사정거리 1600~2300km에 이르는 토마호크 미사일 154발이 장착됐다. 먼 거리에서도 저고도로 날아가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특히 일반 탄두 대신 핵탄두를 장착할 경우, 전술핵 무기로 활용이 가능하다. 미시간호에는 적의 특수작전 부대에 맞서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을 위해 미군 특수전 요원들이 탑승했다.
이날부터 열리는 중국 당대회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1인 체제 강화로 대내 정치가 안정될 경우 중국의 대북 정책에 유연성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북핵 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반도에 미국 전략자산이 배치된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낮다”며 “그러나 일시적 훈련이 끝나면 도발의 가능성은 늘 잠재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의 권력이 강화된다고 해서 북한 도발 가능성이 더 낮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시진핑에게 대북 압박의 명분을 많이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국내 정치가 불안할 경우 북한 하나 다루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사진제공= 연합뉴스] |
북한 입장에서는 당대회 마무리까지 기다린 후 북ㆍ중연합 전선을 형성해 미국에 대항하는 전략을 쓸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체제 강화 가능성은 99%로 모택동에 비견한 권력을 쥘 것”이라며 “시진핑 입장에서는 대북 제재를 원하는 트럼프의 요구에 애매한 입장을 보이며 한반도는 중국 영향권이라는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트럼프 방한으로 대북 평화노선이 당분간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한미고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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