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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2전차, 변속기 둘러싼 애국마케팅 갑론을박
-국산 K-2전차 개발, 국산 변속기에 엄격한 기준적용 역차별 논란
-국산 제품이라고 옹호하는 애국마케팅 지적도
-적정 기준 충족시 도입 후 개선하는 해외 사례 참고 목소리도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국산 K-2 흑표 전차 개발 과정에서 해외 업체보다 국내 업체의 변속기에 더 엄격한 기준을 했다며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국산 제품이라고 무조건 옹호하는 애국마케팅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K-2 전차의 파워팩 국산화 논란은 전차의 변속기와 엔진에 관련된 사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방사청은 1차 양산에서는 독일제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했지만, 2차 양산에서는 국산 엔진과 독일제 변속기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바로 독일제 변속기에 있다. 국산 변속기 업체는 K-2 전차에 장착하는 변속기에 대한 기준이 독일제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해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독일제 변속기도 성능불량률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전 투입 증명서 하나로 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전차가 9600km 가량 달리는 동안 잔고장 한번 없게 하라는 것은 가혹하다”며 “진술서 한 장으로 통과시킨 독일제 변속기와 9600km를 가동하며 잔고장 한 번 없어야 하는 국산 변속기의 평가 기준은 형평성에 안맞다”고 지적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산과 독일제 모두 결함이 있다고 하면 국산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체와 기관들이 합의한 조건을 업체가 못 지켜서 독일제를 선택했다”며 “애국 마케팅도 정도껏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국방과학연구소]

이정현 무소속 의원에게 얻은 발언 시간을 통해 국산 변속기 제조업체 대표는 “전차 차체와 엔진은 내구도 평가 기간 동안 ‘내구도 결함’만 없으면 되는데 유독 변속기에만 ‘결함’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됐다”며 “엔진과 차체 등과 동일한 규격으로 평가 받게 해주면 통과해서 우선 전력화를 하고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무결함 변속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한국형 전차인 K-1, K-2 전차 등을 운용 중인데 먼저 도입된 K-1 전차는 생산만 우리가 담당하고 미국이 설계 및 개발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국산 전차가 아니다. K-2 흑표가 국내 독자 기술로는 처음인 셈이다.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해 파워팩이라 불리는 기계는 지난 2009년부터 결함이 빈번했다. 파워팩 국산화가 늦어지자 군은 K-2 전차 전체 200대 중 1차로 100대에는 독일제 파워팩을 장착하기로 했다. 100여 대에는 국산 파워팩으로 결정했다.

독일제 파워팩을 탑재한 K-2전자는 지난 2014년 실전배치됐지만 국산 파워팩에서 또 결함이 발생해 2차 사업 양산이 중단됐다. 국산 파워팩이 품질 보증 과정에서 변속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변속기 업체 S&T중공업의 거부로 이 변속기 내구도 시험은 잠정 중단됐다. 변속기의 내구도 시험 관련 국방규격이 9600km 주행거리 중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항변이다.

독일 변속기에서도 국산의 경우였다면 큰 결함에 해당하는 고장이 발생했다. 독일 변속기 100대 중 10대가 수리를 받았거나 수리 중이다. 대부분 금속가루 검출 문제로 변속기에서 쇳가루가 나온 것으로 정밀기계 업계에선 심각한 결함에 속한다.

감사원 감사 자료에 따르면 통해 방사청이 국산 파워팩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처럼 과장하고, 해외 파워팩 결함은 누락시켜 수입했다는 지적이다.



sagamo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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