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도로위 시한폭탄①]“아 車車” 갑자기 쑥…차량 3대중 1대는 방향지시등 ‘OFF’
-전국 방향지시등 점등률 66.5%에 불과…현장 단속 어려워

-올해 경찰청 공익신고 중 방향지시등 위반도 25.3%에 이르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1.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송모(32) 씨는 최근 시내 주행 중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을 겪었다. 곧 나타날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기 위해 우측 가장 끝 차선을 주행 중이던 송 씨 앞으로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택시 한 대가 갑자기 끼어든 뒤 정차했기 때문이다. 우회전을 위해 속도를 줄인 채 주행중인 덕분에 추돌은 면했지만 같이 타고있던 가족들 모두 급정거 때문에 깜짝 놀랐다. 화가 난 송 씨는 택시 기사에게 항의했지만, 오히려 돌아온 대답은 “손님 태우려 그랬다. 미안하니 화내지 말고 그냥 조용히 가시던 길 가시라”는 말과 손바닥을 펴보이는 행동 뿐이었다.

#2.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5) 씨는 최근 비보호 좌회전이 적용되는 서울 시내 한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과 충돌 사고가 날 뻔 했다. 직진을 하던 박 씨의 차량 앞으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좌회전을 시도하는 차량이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박 씨는 교차로 한 가운데 급정거했지만, 정작 방향지시등 점등을 하지 않았던 차량은 그대로 현장을 벗어났다. 박 씨는 “관심법으로 사람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는게 아닌데 상대방 차량이 직진인지 좌회전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며 “평소 방어운전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이 같이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는 차량 때문에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오픈애즈

진행 방향을 전환할 때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은 운전자의 기본 수칙 가운데서도 가장 기본에 속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은 운전자들 때문에 도로 위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의 ‘2016년 교통문화지수’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66.5%에 불과했다. 도로위를 운행하는 차량 10대 가운데 3대가 훌쩍 넘는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운전하면서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는 꼴이다.

하지만, 이런 수치 마저도 그나마 과거에 비해 다소 향상된 결과다. 지난 2009년 62%였던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2012년 59%까지 떨어졌고, 이후 2013년 66%, 2014년 64.9%, 2015년 6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7개 광역시도별로 봤을 때는 세종(99.9%), 대전(83.4%), 충북(78.9%)이 상위 1~3위를 차지했고, 울산(44.6%), 부산(52.3%), 경북(57.8%)이 최하위 1~3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역시 교통사고와 교통정체를 유발하는 방향지시등 미점등 차량을 계도하고 현장단속을 벌여 근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일선 경찰서 한 관계자는 “사고의 위험이 높고, 교통정체가 많은 대표적인 장소에 나가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을 경찰관들 사이에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최근에는 방향지시등 위반 차량의 모습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을 국민신문고에 접수해 단속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전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6만792건이던 공익신고는 2014년 이후 크게 늘어 2015년 65만5291건, 2016년 109만1435건에 이르렀다. 5년 새 약 10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올해 1~8월 공익신고 건수도 68만3855건에 달했다.

공익신고 중 방향지시등 미점등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방향지시등 미점등에 대한 공익신고 건수가 10만9506건으로 전체의 16.7%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20,7%(22만5417건), 2017년 1~8월은 25.3%(17만2852건)를 기록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