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불가, 건설사 지원도 없어 14일 선착순 분양, 밤샘줄서기 우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주변 분양가보다 시세가 낮게 책정돼 ‘로또 청약 아파트’라 불렸던 서울 강남구의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가 20% 가까이 미계약이 발생해 판매에 돌입한다. 선착순 추첨식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밤샘 줄서기 풍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달 분양을 시작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에 40여 세대 미계약이 생겨 14일 다시 판매할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 185 세대(특별공급 제외)의 20%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3.3㎡당 4160만원에 책정됐다. 정부가 고분양가 책정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당첨만 되면 2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됐고,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그럼에도 미계약이 이처럼 많이 난 것은 중도금 대출이 지원되지 않는 탓에 계약포기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아파트는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중도금 집단대출이 되지 않는다. 건설사가 자체 신용으로 지원해주는 대출도 없다. 이 아파트보다 조금 일찍 분양했던 서초구 ‘신반포센트럴자이’의 경우 GS건설이 중도금의 40%를 대출 알선해주면서 미계약 물량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현금 부자만 도전할 수 있는 로또”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예비당첨자 선정 비율을 40%로 올려 미계약에 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사전에 구매신청을 받는 ‘내집마련 신청’ 접수는 정부의 제재로 하지 못했다.
남은 수단은 선착순 분양이다. 삼성물산은 미계약 물량을 14일 오전 11시 송파구에 있는 견본주택에서 분양할 계획이다. 분양은 추첨을 통해 진행하지만, 추첨 자격은 10시부터 11시까지 견본주택에 입장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사람이 몰릴 경우 미리 가서 줄을 선 사람만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밤샘 줄서기 등 과열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