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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청와대-경찰청-경우회, 삼각커넥션③] 경찰청 위에 경우회?
-경우회, 경찰청에 “대통령 지시 사안” 강조
-회신 날짜까지 일주일후로 지정해 통보 ‘갑질’
-경찰청, 경우회 대신 법률ㆍ수지 타당성 가(假)검토
-강신명, 청장 취임 직후 보고서 작성, 구재태 전 경우회장 예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경찰청은 청와대의 하명에 2014년부터 2년간 경우회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경우회는 경찰청을 상대로 ‘갑질’을 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청은 경우회의 요구에 맞춰 법령 해석을 돕고 수지 타당성 계산을 대신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한 ‘경찰병원 장례식장 등 현대화사업 추진계획 통보요청’ 문건에 따르면 경우회는 2014년 1월 15일 이성한 당시 경찰청장을 수신인으로 공문을 발송했다.

경우회는 “그동안 경찰청 및 경찰병원과 경찰병원 장례식장 운영사업(현대화 사업) 건에 대해 논의했다”며 “다음 주부터 사업계약 및 업무인수 등 세부사항에 대한 실무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청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재향경우회의 경찰병원 현대화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경우회는 경찰청을 상대로 회신 날짜를 특정해 공문을 보내는 ‘갑질’ 행태를 보였고, 경찰청은 경우회가 수지타당성 분석 결과를 보내지 않자 대신 가(假)검토 했다며 사업성 분석을 대신했다. 청와대 근무 시절부터 사안에 연루된 강신명 경찰청장은 청장 취임식날 경우회 사업 진행 상황 보고 문건을 작성하고 이틀뒤 구재태 경우회장을 방문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 제공]

이어 “본 사업 건은 2013년 11월 22일 경우회 임원진의 대통령과의 간담회시 지시된 사안임을 감안, 경찰청에서는 바쁘시더라도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마련하여 1월 21일까지 통보 바란다”며 날짜까지 찍어서 보내는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후 경찰청은 경우회로부터 경찰병원 현대화 사업의 법률 검토 및 수지 타당성 검토를 대신했다. 경찰청은 2014년 2월 11일 ‘경찰병원 장례식장 현대화사업 계획에 대한 의견 회신’을 경우회에 보냈다. 경찰청은 “경찰청에서 본사업에 대해 귀회에 수차 경제적 수지 타당성에 대하여 검토토록 요청드린 바 있으나 회신이 없어 경찰청에서 가(假)검토하였다”고 했다.

경찰청은 “가분석 결과 무상사용기간이 7년으로 매년 50억원의 순익이 발생해야 귀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사업에 대한 수지 타당성을 면밀히 분석해 달라고 했다.

이후 경찰청은 차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ㆍ정부법무공단 등에 법적 타당성 자문을 거치며 경우회 사업을 구체화했다.

이러한 내용을 정리해 경찰청 복지정책담당관은 2014년 8월 25일 ‘경우회, 경찰병원 장례식장 현대화사업 추진관련 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경우회의 경찰병원 현대화 사업 관련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이날은 청와대 치안비서관 출신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취임식 날이었다. 이틀 후 27일 강 전 청장은 경우회 사무실을 찾아 구재태 전 경우회장을 만났다.

2014년 8월 27일 구재태 경우회장을 만나는 강신명 경찰청장 [사진=경우회 홈페이지]

이후에도 경찰병원이 미온적인 반응으로 보이자 경찰청 복지정책담당관은 2015년 7월 15일 ‘경찰병원 현대화 사업에 대한 의견조회 회신’ 문건을 생산했다. 경찰청은 경찰병원이 자체 법률검토를 통해 우려하는 법적 문제 사항에 대해 경우회 측의 손을 들어주며 보완점을 마련해 주는 등 경우회 사업 밀어주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찰청은 회신 문건을 통해 향후조치로 “법률검토 및 기획재정부 승인 등 각종 절차 신속히 진행토록 지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병원 측이 자체 법률 검토를 통해 경우회의 경찰병원 현대화 사업을 진행 시 경찰병원 측에 배임죄 혐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업은 수포로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경우회가 청와대 권력의 힘을 빌어 경찰청을 압박하고, 이권에 개입한 정황이 보이고, 아직도 경찰청 내부에 전관예우의 잘못된 관행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앞으로 경우회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고, 퇴직 경찰의 복지 증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밝혔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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