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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ㆍDJ’發 정계개편?…1與ㆍ4野→ ‘보수 vs 진보’ 헤쳐모여
- 與 적폐청산 vs 野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맞불...과거 정부 소환 열중
- 최근 여론조사 민주당ㆍ한국당 지지율 동반상승
- 양당제 회귀 불쏘시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이명박 국감’이냐 ‘노무현 국감’이냐.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장이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소환장으로 확전되고 있다.

전 대통령 시절 적폐 청산에서 시작된 정치권 공방이 전전 대통령과 전전전 대통령에 이어 전전전전 대통령으로 번지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헤럴드

적폐청산을 내걸고 있는 여당은 ‘MB 국감’으로 방향을 잡았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국감’을 예고했다. 전직 대통령의 국감장 소환으로 다당체제인 20대 국회 판도가 ‘보수-진보’ 양당 체제로 회귀하는 정계개편의 회오리 바람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직 대통령들의 대리전쟁?=더불어민주당은 10일 이번 국감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벌어진 각종 폐단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정부에서의 방송장악 의혹,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가기관을 동원한 댓글 공작 활동, 면세점 선정 비리 등을 집중 공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MB정부 당시 국정원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취소 공작 의혹도 문제삼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난 9년의 불공정 바로잡고 정의를 바로세우는 적폐청산 국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 국가정보원 불법 도청 사건,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을 정면 겨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안보와 경제, 졸속인사 등 5대 신적폐에 대한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5대 신적폐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의 원조적폐도 뿌리까지 파헤치겠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처럼 여야가 이전 정부의 ‘적폐’를 집중 공략하겠다고 나서면서 정계 개편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여권의 전방위적인 공세가 이뤄지게 되면 보수 야권에서는 ‘반문(反文)’을 명분으로 내건 보수통합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 vs 진보’ 대결구도로 헤쳐모여?=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파는 이미 행동에 돌입했다. 양당의 3선 의원들은 11일 국회에서 공개 모임을 갖고 실무 협의체격인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일인 16일 이후부터 바른정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27일까지 통합의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이 11월 13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그 이전에 통합파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도 야권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정계 개편의 폭을 가늠하고 있다. 여당이 야권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데는 현재 원내 1당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내년 5월부터 시작되는 20대 후반기 국회와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도 미칠 영향이 크다. 현재 107석인 한국당이 바른정당 의원을 흡수해 원내 1당이 되면 관례에 따라 국회의장직을 한국당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 후보자나 김명수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같은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국민의당과는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호남 지역구 의원 가운데 일부가 민주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국감에서 적폐청산을 기치로 국민의당과의 연합 전선을 구축해 협력 분야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당에 전담 협치 기구 설치, 당정협의 참여 등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적폐청산 프레임도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둔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같은 보수-진보 진영간 재편 구도는 연휴 막바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8일과 9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지지도 설문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진보층은 민주당으로, 보수층은 한국당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민주당은 추석연휴 직전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51.1%로 다시 50%대로 올라섰고, 한국당 역시 2.9%포인트 상승한 20.0%로 약 3주 만에 다시 20%대를 넘어섰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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