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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사회사 1,2(피터 버크 지음, 박광식 옮김, 민음사)=인쇄술의 발명에서 위키백과의 탄생까지 550년에 걸친 지식의 역사를 총망라한 피터 버크 캠브리지대 명예교수의 대표 저작이다. 구텐베르크에서 1750년경 당대 지식의 총화였던 드니 디드로의 ‘백과전서’까지 다룬 제 1권에 이어 12년 만에 나온 후속작 2권은 18세기 중엽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확장, 지식의 흐름을 한 줄로 뀄다. 제 2권은 국내엔 이번에 처음 소개된다. 저자는 약 1000여 쪽에 이르는 두 권의 책을 통해 지식이란 무엇인지, 지식은 어떻게 생산되고 전파되며 받아들여졌는지, 지식의 진보는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또 이런 지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날카롭고 깊이있게 짚어냈다. 책에는 1300명이 넘는 지식인과 사상가가 등장한다. 그러나 저자가 비중을 두는 것은 지식사회학자 답게 개인의 혁신보다 지식 전파자인 기관이다. 폭증하는 지식을 어떻게 체계화했는지, 교회와 국가가 정치의 영역에서 지식과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고 통제했는지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중국 물질문화사(쑨지 지음, 홍승직 옮김, 알마)=중국의 유물, 물질문화를 통해 중국의 고대사를 기술한 흥미로운 저서. 중국국가박물관 연구원인 저자는 유뮬과 문헌을 연결시켜 문화유물에 내재된 사회적 기능을 기술해나간다. 감자의 보급은 중국의 급증하는 인구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주는데 기여했다, 중국의 인구는 청나라 때 급증해 건륭 때에 2억, 청말에 4억 인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신대륙에서 전해진 옥수수와 감자 등 고효율 작물의 역할이 컸다. 중국 수레는 세계적인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에서 외부에 전해진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수레는 사실 기원전 수천 년 전, 고대 사회에서 이미 매우 우수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말등자도 유럽으로 전해진 발명품 중 하나로, 이란에선 ‘중국의 신발’로 불렀다는 기록을 전한다. 가단주철의 경우 전국시대 초기 발견되고 진한 시대 이래 광범위하게 쓰여 서양보다 이 기술이 2000년 앞선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의 물질문화의 성과는 동아시아 문명의 바탕을 이룬다는 점에서 이해의 폭을 넓힌다.

맥락을 팔아라(정지원 외 지음, 미래의 창)=잘 되는 점포와 그렇지 않은 점포의 차이는? 이는 누구나의 관심사다. 과거엔 이 차이를 마케팅과 브랜드가 메워줬지만 지금은 답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노브랜드가 잘 나가는 시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소비자의 댓글 하나가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시대다. 저자들은 변화한 소비자의 이면을 좇는 대신 소비자의 니즈에 맥락을 입히라고 조언한다. 각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뜨개질에 비유하며, 원재료인 실뭉치를 대바늘로 한줄 한줄 엮어 마침내 멋진 옷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설명해나간다. 기존의 마케팅이 단지 소비자의 지갑을 열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면, 이젠 감성과 특별한 경험을 통해 매니아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게임의 승패가 갈라진다. 책은 새로운 소비자의 등장에 당혹스러운 이들에게 시장에 대한 이해와 영감을 제공한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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