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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원 밀착취재] 반포주공1, 왜 현대건설을 택했나...
무상특화 공약, ‘+α’로 주효
“1600억 지원 약속 지킬 것”
“GS 딴죽으로 이사비 논란”
‘故정주영’ 영상도 감동효과
시공사 자금력 새 기준으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현대건설은 ‘플러스 알파’(무상특화비)를 내놨다. GS건설은 ‘잘 짓겠다’고만 했다. 그런데 그건 기본이지 않나”, “GS건설이 몇 십억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우리를 7000만원에 욕심 내는 속물로 만들었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공동사업자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약 60%의 득표율(투표인원 2193명ㆍ득표수 1295명)로 승리하자 여기저기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마치 자신이 지지하던 정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것 같은 축제 분위기였다.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공동사업자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한 뒤 현대건설 임직원들과 조합원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6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과열 수주전으로 우리 동네 다 망치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라며 만세를 불렀다.

공식 개표 발표 전 단체 채팅방을 통해 현대건설 승리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GS건설을 지지한 조합원들은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기쁨은 체육관 밖으로 이어졌다. 유승하 현대건설 전무 등 임직원이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현대건설을 외쳤다. 50대 여성 조합원은 GS건설 측 홍보요원의 전화에 잔뜩 미안한 표정과 음성으로 위로의 뜻을 전했지만 곧 환호행렬에 합류했다.

현대건설 적극 지지층의 속마음은 반포주공1단지로 돌아가는 셔틀버스 안에서 가감없이 드러났다. 퇴근시간과 맞물려 1시간이 넘게 모여 앉아 있어야 했던 조합원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주고받느라 바빴다.

고령의 조합원들은 한목소리로 “홍보요원들이 자식보다 낫다”며 그간 양 건설사가 쏟은 정성에 흡족한 모습이었다.

한 남성은 “큰 회사가 맞붙으니 경쟁 덕에 더 좋은 걸 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더 좋은 것’은 가구당 5억원 무이자 대여 혹은 7000만원 무상 지급을 의미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7000만원 이사비에 ‘위법 소지가 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조합은 논의 끝에 이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입찰제안서에 삭제돼 조합원들에게도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공동사업자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한 뒤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조합원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가 강했다.

70대 조합원은 “정수현 사장까지 나서서 1차 설명회 때 1600억원 주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냐”며 벌써부터 사용처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현대건설은 1차 설명회 당시 홍보영상에 단 한 차례 등장했던 고 정주영 현대건설 창업주의 모습을 이날은 여러 차례 보여주며 ‘국민기업’, ‘신뢰’ 이미지를 강조했다. 평균연령이 70세가 넘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40~50대 여성 조합원들의 평가는 더욱 신랄했다. 박빙이었다면 잡음이 적지 않을 수 있는데 400여표 차이로 넉넉히 현대건설이 이겨서 앞으로 사업추진이 원활하게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조합원도 있었다. 특히 이동 중에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버스 안은 자축의 박수가 이어졌다.

한 여성 조합원은 “GS건설은 현대건설이 되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맞게 된다고 했지만 사업시행인가로 그 걱정이 사라졌다”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에 안도했다.

옆 자리의 조합원은 “GS건설은 다른 사업장에는 주던 이사비를 우리한테는 전혀 제시하지 않아 놓고 환수제로 협박했다”며 이사비 논란이 GS건설의 ‘딴죽 걸이’ 때문에 커졌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명품설계는 ‘기본’이 되고 고액의 현금지원이 ‘필수’가 된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은 새로운 판도가 예상된다. 건설사로부터 얼마나 더 많은 받아내느냐가 조합장의 능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귀뜸했다. 다음달 서초구 한신4지구와 송파구 미성ㆍ크로바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역시 사업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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